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ewy Nov 09. 2021

[생업] 출근 전 워밍업

feat. 목욕탕. 삼사일언

아침에 눈을 뜨기가 너무 힘들었다. 어제는 우리 아가들이 잘 자준 덕분에 잠을 좀 잤는데 어깨가 아프다 보니 신경 쓰여서 제대로 잠을 못 자는 거 같다. 수개월째 이러는데 이러다 완전 고질병이 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진짜 팔을 안 쓰던지... 해야 할 듯



[목욕탕에서의 감상]


어젠 스포츠센터에 늦게 도착해서 제대로 워밍업을 못했던 점을 반성하며, 오늘은 조금 더 일찍 서둘렀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뜨거운 물에 앉아있다 머리를 박고 숨을 참아보았다. 당연히 숨을 참아야지 숨 쉬면 물먹는다. ㅎㅎ. 따뜻한 물 입자라고 해야 하나? 분자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따뜻한 물이 나의 얼굴을 감싸는 게 느껴졌다.


코로 조금 숨을 내뱉을 때마다 기포가 귓등 뒤로 가서 수면 위로 뽀글뽀글 올라간다.


숨을 함부로 쉴 수 없다...

 입으로 숨 쉬면 그나마 몸속에 있는 산소도 다 사라질 거 같다.


평소에 그냥 별생각 없이 말을 툭툭 내뱉는다. 별생각 없다고 하면 좀 그렇고, 화나는 일이 있을 때 참으려고 해도 결국 끝까지 못 참고 내뱉거나, 남 욕할 때 같이 욕하면 안 되는데 결국 내뱉고, 회사나 상사에 불만이 있을 때 이 또한 지나가면 별일 없이 일상으로 돌아올 텐데 또 참다가 말을 내뱉는다.


망년 된 말을 하지 않으려면 삼사일언을 해야 하는데... 논산훈련소에서 젤 첨 알려줬던 게 삼사일언.


물속에서 한 마디만 더 하면 물이 내 입속으로 들어오고 산소가 부족해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 그 순간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잘 버텨봐야겠다.



[감사일기]


우리 아가들 새벽에 안 깨 줘서 고맙고

우리 가족들 안 아파서 고맙고

목욕탕에서 작은 소회를 느낄 수 있어서 고맙고


학교 선배 부친께서 돌아가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사 해탈 천도하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생업] 고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