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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na May 12. 2018

[브런치 작가와의 만남] 아도르작가 만남 후기

살다보니 이런 델 다 다녀오네요.. 역시 삶은 때때로 아름다워요.

자신의 문장을 하나만 꼽으라면 누구나

그때그때 본 책이나 영화에 따라, 떠도는 멋진 글귀를 접할 때마다

계속 바뀌는 마음에 고르기가 쉽지 않다

세상엔 글 잘쓰는 사람이 참 많고, 좋은 글은 더 많고, 인간은 공감할 줄 아는 동물이니까.


나를 움직인 문장이란 주제의 아도르 작가와의 만남에 덧글 신청을 하게된 건

당첨될 거라는 기대보다는(평소 참 뭐 운으로 되는 일엔 복이 없어 로동으로 해결하는 편이라)

고민하지 않고 떠오르는 문장이 있기 때문이었다.


더 좋은 직장을 못구하는거나, 갈팡질팡한 진로나, 주변의 평판만큼이나

행복하지 않은 나 자체도, 그냥 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 같은 날들 중

Treat yourself well, cherish others.란 말,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를 누린 세기의 천재라 불리던 사람의 마지막 말이

나한테 잘하고 다른 사람을 아끼란 말이라는 게 좋았다.

성공을 향해 열정을 지필 것보다 사랑을 하라는 말에 숨통이 좀 트였고,

그저 사랑만 말한 게 아니라 나한테 잘하라는 말이 고마웠다.(심지어 다른 사람을 아끼는 것보다 먼저다!)

메시지도 고마운데, 덕분에 작가와의 만남에 당첨되었으니 고마운 일이 늘었다.


회사에서 기회를 보다 뛰쳐나와 서둘러 서울역으로 뛰어갔다.

행사는 서울스퀘어 1층의 까렌다쉬 라운지에서 열렸는데, 아도르 작가님의 캘리그라피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주옥같은 문구들이 퇴사욕구에 불을 지핀다.

공고글 덧글에 유명하고 좋은 글이 워낙 많았어서 랜덤추첨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뽑힌 문구를 작가님이 다 읽고, 직접 골라서, 무려 화답문구를 표지에 캘리로 쓴 노트를

다섯 분이나 받아가셨다!!(물론 나는 아니다!!)

작가님이 노트를 드리면서 하나하나 선정이유를 말해주었는데,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오늘에 만족하는 마음으로 평화를 찾는 삶의 태도랄까.

일관된 흐름이 느껴져 정말 읽고 고르셨구나싶어 약간 감동.

문구들도 와닿아서, (배아팠지만) 기분 좋은 증정식이었다.

화답문구가 멋지게 적힌 노트는 정말 엄청 갖고 싶었어....

간단한 오프닝과 노트 증정이 끝나고는

덧글에 신청했던 자신의 문구를 캘리그라피로 써보는 미니 캘리강좌가 진행되었다.

작가님이 한 분 한 분 다 문구를 예시로 써주셔서 보고 연습해보는 방식으로,

마지막에 내가 고른 한 장의 캘리에, 작가님이 서명만 슥 대신 써주면 놀랍게도 그럴듯하게 완성되었다.

낯선장소의 쑥스러움을 함께 견뎌준 준비된 알코올 및 다과와, 깜짝 선물로 받은 까렌다쉬 볼펜, 서명으로 CPR거친 내 문구.

연습하는 동안, 작가님이 돌아다니시면서 기본적인 캘리 요령도 알려주셨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오랜 시간과 연습량이 있어야 글씨가 늘겠지만,

짧은 시간 배운 요령이 그럭저럭 모양새를 세우는데 큰도움이 되어 신기했다.

나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신기해하며 자신의 액자를 채웠던 것 같다.

작가님 금손의 힘은 대단했음!


마지막엔 추첨으로 카카오프렌즈 기념품을 5명에게 줬는데,놀랍게도 뽑혀 선물도 타왔다.

순간 내가 브런치랑 뭔가 궁합이 잘 맞나봐 싶고. 별별 잡생각이.

아아. 인생 살만해.

마지막 추첨해서 받은 선물들. 라이언 물병 넘 좋다ㅜㅠ

두 시간 꽉차게 선물도 받고 맛난 다과도 씹어가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아도르 작가님은 전에 글만 봤을 때는 약간은 쎈 언니의 느낌일까 했었는데,

웃는 얼굴도 해맑고 한 사람 한 사람 챙길 때 배려심과 책임감이 다정하게 느껴지는 분이었다.

그런 마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인정받을 때 애쓰지 않아도 생기는 걸까.


집에 와서 연습했던 캘리문구를 요롷게 조롷게 다시 써봤다.

그냥 그 시간 즐거웠던 것 이상으로 여운이 남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브런치팀, 또 좋은 기회 많이많이 마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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