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헌병 하사의 낮근무 밤공부
두 두 두~~ 뛴다.

뛰어서 겨우 퇴근버스에 앉았다.
휴~~·숨을 몰아쉬며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버스를 놓치면 부대에서 대전 시내에 있는 학교에 가기는 적절치 않은 거리이다.
나는 빛나는 20대를 육군본부 헌병대 여군 헌병으로 근무했다. 서울에 부대가 있었을 때는 내가 졸병이어서 감히 야간대학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못 했다. 대전으로 부대가 옮겨오고 내무반의 최고 선임자가 되었다. 벌써 30년도 지난 일이다. 친구들이 대학을 갈 때 나는 군대를 지원 입대하였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부모님의 권유에 못 이기듯 선택한 방법이었다.

낮에는 근무하고 밤에는 공부했다. 그 야간 대학의 공부가 미래의 나를 이끌어 갈 것이라 믿고 또 기대했다. 언제 쉬어야 하고 언제 놀아야 하는지 그때 나는 몰랐다. 사는 것에 쫓겨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꽉 짜진 근무 시간표는 상관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정해진 규칙 외에는 답이 없는 그 시절, 나에게 공부는 한 줄기 빛이었다. 열심히 공부했다. 장학금도 받고 동기들의 인정도 받았다. 발표도 하고 과제도 착실히 했다. 나의 열정의 시간표는 부대의 일과표와는 달리 나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가슴속에는 태양과 같은 열정을 품고 있었다. 인생의 어느 한순간도 허투루 살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언제나 늘 활활 타오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누구든 살아가며 빛나는 열정의 그 순간은 있을 것이다. 아직 오지 않았다면 앞으로 올 것이다.

딸만 넷인 집에 둘째로, 태어나면서부터 언니가 쓰던 걸 당연히 물려받았다, 학용품이며 옷이며 뭐든 네 자매가 함께 나눠 쓰고 입었으며 내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군대에 오니 모든 것이 개인 비품으로 지급되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내 것이 생기니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내 인생의 책임감도 자존감도 키워졌다. 열정의 시간으로 삶의 냉정도 되찾았다. 그때 열정의 시간이 만들어낸 나의 미래가 지금이다. 오늘도 책을 보고 공부한다. 나의 공부는 도서관 봉사도 하고, 독서회도 운영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책 읽기를 전파한다.
- 이 글은 삶의 향기에 실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