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한달 어학연수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하나 더 얻는 것이라는 말을 책에서도 보고 실생활에서도 많이 느끼고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나는 여행의 즐거움과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영어 원서를 읽고 싶은 맘에 더욱 영어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세부 어학원에 도착하여 다음 날, 테스트를 한다고 했다. 간단한 몇 마디의 대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이건 정말 큰 착오였다. 같은 날 도착한 세계 여러 나라의 동기들?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읽고 듣고 쓰는 지필 시험이었다. 이 시험으로 수준이 정해지고, 그 다음 날부터 수준별 일대일 수업과 그룹 수업을 받게 되었다.

네 시간의 개인수업과 네 시간의 그룹수업, ‘아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던 수업이었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한 이 주 정도는 시간표대로 수업했지만 중간중간 힘들 땐 쉬기도 하고, 여행을 갈 땐 빠지기도 했으니 시간표대로 다하는 학생들과는 달리 시니어의 특혜를 누렸다고 생각한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선생님이 있으니 잘 따라 하기만 된다는 안도감이 나를 설레게 했다. 부산 유학원의 상담사가 했던 말이 떠올라 한참을 웃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서로 못 알아들어 답답하고 웃다가 끝난다고 했는데, 정말 며칠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고 손짓발짓으로 소통했다.

영어 공부는 필요하기는 하지만 힘들게 공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공부하는 재미를 느끼는 시간이 필요했다.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 그것이 영어 공부를 하는 나의 목적이었다. 딱딱한 영어 문제를 푸는 수업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싶어 문법 담당 선생님에게 같이 쉬운 동화책을 읽으면서 공부하자고 제안을 했다.
Zee 선생님은 나랑 책 이야기로 잘 통하는 선생님이었다. 매일 짧은 동화를 준비해왔고, 서로 읽고 대화하며 책 속의 이야기로 토론하며(물론 긴 토론은 아니었다. 내 영어 수준으로는 안 되는 말이었다.), 선과 악, 사회의 시대상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가 떠올라 미소가 지어진다.
Mae 선생님은 여행이야기가 잘 되었다. 본인이 다녀온 세부 근교 막탄이나 보홀을 이야기하며 여행에 도움을 주었다. 여행이 필요한 영어를 공부하고 준비사항, 특히 배편 예약이나 가이드, 현지 상황들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나는 공부를 할 때는 왜 이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의 목표나 목적을 분명히 하는 편이다. 영어 공부는 나의 삶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다. 나를 괴롭히는 영어공부는 하기 싫었다.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특히 언어는 매일 사용하고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몇 단어라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어야 한다. 다 알고 말을 해야지하면 그 말을 할 수 있는 순간은 절대 오지 않는다.
먼저 인사하고 웃으면서 다가간다. 말이 바로 통하지 않을 때는 웃으며 도와달라고 하든지 방법을 찾아본다. 핸드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전, 파파고, 메모장을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내가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 궁금해하는지 표정만 봐도 상대는 알 수 있다. 공부는 스스로 제 길을 찾을 줄도 안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방법이 나온다. 하기 싫을 때는 핑계를 찾고 하고자 할 때는 방법을 찾기 때문이다.
세부를 가기 전과 비교하면 다녀온 후 영어 공부가 더 즐거워졌다. 그러면 된 것이다. 앞으로의 여행은 더 즐거울 것이라 기대가 된다. 영어 못지않게 웃음과 미소가 큰 힘을 발휘했던 세부 한달살이였다. 공부는 이렇게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자 기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