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내게로 왔다.
친구들이 대학을 갈 무렵 나는 군대에 말로는 자원입대지만 사실은 부모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그때 아버지는 신문에 난 여군모집공고를 보고 내게 군대에 가면 “너 좋아하는 공부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나는 군대 3년 차에 야간대학을 갔다.
군 생활이 너무 힘들고, 때로는 무섭고 지치고, 가끔 외로울수록 나는 책 속으로 숨기도 하였다. 책은 나를 위로하고 즐거움을 주고 가장 큰 것은 나를 찾도록 도와주었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힘들 땐 무엇을 먼저 해야하며, 무엇을 하며 살아야하는지 알려주는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힘이 생겨났고 하루하루를 살아낼 작은 기쁨도 찾게 되었다.
책은 이렇게 나에게 운명처럼 나타났고 영원히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었다. 낮에는 여군으로 근무하고 밤에는 야간대학을 다녔다. 전역할 무렵 대전시청에 근무하시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대학 동기가 전역 후 공무원 공채 시험을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해주었다. 나는 공무원 시험을 봤고 한 번의 시험으로 합격했다. 군인에서 공무원으로 변신하였다. 책의 힘이고 공부의 승리였다. 놀기도 좋아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공부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일로 세상을 살 힘을 채운다. 차는 주유하고 핸드폰은 배터리로 충전하고 나는 공부로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렇게 이어진 공부는 집 근처 수원 세류3동 작은도서관 봉사를 하며 2007년부터 독서회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독서회를 만들고 있다. 올해는 부산교육역사관 교육강사모임에서 독서회를 만들었다. 만들어서 꾸준히 유지되는 독서회도 있지만 단기간으로 운영되었던 독서회도 많았기에 독서회의 수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내 인생에서 책과 공부 그리고 독서회를 빼면 얼마만큼의 나머지가 있을지 궁금하기는 하다.
야간대학으로 시작한 공부는 한국방송통신대학으로 이어져 10년 만에 졸업했다. 방송대를 졸업하고 이제 학교 공부는 다라고 생각했지만 2023년에 부산일과학고 사감으로 근무하며 화신사이버대학교로 편입하여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졸업했다. 교내 동아리로 ‘더나눔 독서회’를 만들었고, 졸업 시 학업우수상도 받았다. 책과 공부, 독서회는 언제나 나와 함께이다.
2024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부산평생학습대상을 받은 일이다. 화신사이버대학교 강의 내용 중 평생학습에 대한 부분을 공부하다 부산평생학습공모전을 알게 되었다. 근무하고 공부도 하며 짬짬이 글을 썼다. 나의 공부 이야기를 써냈다. 살면서 꾸준히 공부했고 그 공부 이야기로 글도 썼고 그 글로 나는 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친정엄마와 언니, 동생이 참여해서 축하해주었다. 공부로 얻은 또 다른 기쁨이었다.
나의 공부는 현재진행형이다. 공부하기 위해서 언제나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이 때로는 궁금하여 현장학습으로 여행을 다닌다. 독서와 여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두 가지의 공통점은 시간을 잘 보낸다는 점과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남는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나의 앞날이 나도 궁금하다. 배우고 익힌 것을 나만 아니라 독서회원들 그리고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즐겁게 지낼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신난다.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을 비추어 봤을 때 나는 안다. 책의 힘으로, 공부의 열정으로 만들 나의 미래는 언제나 희망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