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필력보다 중요한 쓰는 모습

필력, 작법, 구조보다 중요한 건 바로 쓰는 모습과 습관입니다.

by QQJJ

지망생이라면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고민이 많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글쓰기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고 (잘 쓰는 게 아니라 진입과 유입에 대한 말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조언과 작법, 글쓰기에 대한 자료가 많습니다.


인상 깊은 문장을 스크랩하는 습관이 있어야 좋은 필력이 만들어진다.

사전을 옆에 끼고 살아야, 어휘력이 늘어난다.

직접 손으로 써야지 체화가 빨리 된다는 등... 굉장히 많은 조언들이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작가 지망생, 혹은 첫 작품을 만들어본 지망생이라면

한 번쯤은 스스로가 쓰는 모습과 습관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쓰는 모습, 쓰는 습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정해진 시간만큼 글을 씁니다, 그리고 반드시 달리기를 합니다.

찰스 디킨스는 글을 쓰기 전 항상 산책을 했고, 몇 시간 동안 거리를 걸으며 확인한 것들을 토대로 글을 썼습니다. 김영하는 스마트폰 메모앱에 영감이 떠오르면 어디서든 작성하는 습관이 있고, 조앤 K. 롤링은 다양한 카페에서 작업하곤 합니다.


쓰는 모습과 습관은 필력과 문체와는 다른 것입니다. '어떤 글을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글쓰기를 수행하고 있냐'라는 포인트에 집중합니다. 하루의 루틴을 명확히 정해서 쓰는 사람도 있고, 시작하기 전 일종의 명상이나 의식이 있기도 합니다. 정해진 원고 분량을 맞춰 쓰려는 사람도 있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쓰는 습관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

당장 작법이든, 참고할 작품 분석 할 시간도 모자란데 갑자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냐고 여기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쓰는 습관 - 집필이라는 행위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글쓰기는 굉장히 반복적인 노동행위이다.

글쓰기는 반복적입니다. 좋은 영감이 떠올라도, 그걸 원고로 만드는 행위 자체는 결국 손으로 해야 합니다. 타이핑을 하건, 손으로 직접 쓰건 어느 쪽이든 긴 시간이 필요한 노동입니다. 거의 매일 진행해야 하고, 보통은 최소 2시간에서 4시간, 8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입니다.


2) 쓰는 습관을 확인해 보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사람마다 자신이 선호하고,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이 다릅니다. 새벽에 글을 쓰는 게 잘 맞는 사람이 있고, 밤에 쓰는 게 더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타이핑 소리만 듣는 게 좋은 사람도 있고, 조금은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작업하는 게 잘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잘 맞는 환경이 있고, 습관이 있습니다. 대문호가 썼던 방식이라고 해도 자신에게는 안 맞을지도 모릅니다. 고로 자신만의 쓰는 습관을 형성해야 합니다.


3) 무엇이 나를 방해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마다 집중이 잘되는 환경이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그게 체력의 문제일 수도 있고, 술이나 담배일 수도 있고, 근무 환경이나 가정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요소를 알아내고, 제거하는 것은 집필이라는 긴 레이스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쓰는 습관을 확인해 보는 체크리스트


1) 환경

평소 당신이 글을 쓰는 환경은 무엇인가요? 시간대 / 공간 / 발생하는 이벤트 / 작업량을 메모해 보세요.

지금 환경은 당신에게 만족스럽나요? 아니면 불만족스럽나요? 불만족스럽다면 그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불만족스러운 이유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해 보세요.


2) 습관

글을 쓰기 전에 하는 습관이 있나요? 있다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을 쓰다 막힐 때 하는 습관이 있나요? 있다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을 다 쓰고 나서 하는 습관이 있나요? 있다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을 못 쓰는 경우, 어떤 일이나 이유가 있었나요?


3) 몰입

한번 책상에 앉아서, 집필을 시작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한번 집필을 하기 시작하면, 몇 분까지 몰입하나요?

하루 최대 몇 시간까지 집필을 해봤나요?

주로 어떤 이유 때문에 몰입이 깨지나요?


직장인에게 추천하는 퇴근 후 2시간 카페 마감 집필법

오전 8시 ~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 ~ 7시에 퇴근하는 직장인 병행 작가들에게 추천하는 쓰는 습관을 소개합니다. 굉장히 간단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하루에 최소 2장 정도의 원고는 확보할 수 있습니다.


1) 퇴근을 하고 앉아서 작업을 할만한 카페로 간다.

- 집 근처여도 좋고, 회사 근처여도 좋습니다.

- 가능하면 당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이 좋습니다.


2) 음료를 시키고 정확하게 2시간 타이머를 잽니다.

- 가능하면 이 2시간엔 핸드폰이나 메신저를 사용하지 마세요.

- 필요하다면 WI-FI를 끄거나, 몰입 모드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 식사를 할지, 말지는 당신의 기호에 맞게.


3) 2시간 동안 원고를 씁니다.

4) 2시간이 지나면 과감하게 짐을 정리하고, 귀가합니다.

- 만약 좀 더 원고를 쓰고 싶다면 최대 60분을 넘지 마세요.

- 2시간 타이머가 끝날 때쯤 카페가 마감을 한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이 방법을 추천하는 이유

퇴근 이후 귀가를 하는 순간, 방전이나 유혹을 제거하기 좋음.

빨래, 청소 등등의 다른 일들을 잠시 유보하고 원고 작성에 우선순위를 둠.

자연스레 직장 생활과 연계되어서, 루틴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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