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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Nov 05. 2019

암기하는 일에 대하여

암기를 싫어한다. 머리에 지식을 구겨넣는 무식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암기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싫고, 암기하고나서 까먹는 과정도 싫다. 어차피

까먹을 거 꼭 외워야할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

다.

하지만 암기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일이다.

시험을 치기 위해서도 암기를 해야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도 암기를 해야 한다. 물론 100번 정도 읽으

면 그냥 외워질 때도 있지만, 100번 읽는 것도 끔찍

한 과정이다.

뇌로 보면 단순암기는 금방 사라지지만, 수면을 통해 단순암기가 장기기억이 되면 금방 사라지지 않

는다. 이렇게 본다면 암기는 지식을 익히는 과정에

꼭 필요해보이기도 한다.

매주 실습을 외워서 시험을 본다. 간호학과 학생은

여러 환자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익숙해질 때까지 술기를 연습한다. 2학년 교내 실습으로 시작

해서 4학년 핵심술기시험까지 해내야 한다.

이번 기말고사는 건강사정하는 법에 대해서도 암기를 해야하고, 유치도뇨에 대해서도 암기를 해야한

다. 중간고사 때 100개를 외웠지만 당일 5개를 까먹어서 곤혹을 치렀던 일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내 머리가 나쁘다는 점을 엄청나게 자책했다. 알고 보면 암기는 머리보다는 성실이 더 큰 역할을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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