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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Nov 19. 2019

도망가기

간호학과에 온지 2년이 됐다. 매학기 수많은 팀플을 거쳤다. 1학년 때 팀플을 하다 한 명을 떠나보냈다. 많이 의지가 될 정도로 친한 친구였지만, 4명이서 하는 팀플에서 3명이 1명을 싫어하니 관계를 이어나가기가 힘들었다


혼자 중재를 하려했지만, 중재를 하다보니 더 갈등이 격해졌고, 결국 나와도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로

팀플은 랜덤이라는 법칙을 굳게 지키고있다. 또 팀

플을 하다 관계가 흐려질 기미가 보이면, 성적을 포

기하더라도 사람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1학년 때 틀어진 친구와는 한 학기가 지날 때쯤 서로 묵혔던 감정이 풀어졌다. 앞으로 다시는 팀플 때문에 사람을 떠나보내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2학년이 되면서 학교생활은 힘겨웠지만, 팀플 2개만 친한 친구들과 하게 됐다.


역시나 문제가 생겼다. 사소하고 사소한 문제들이지만, 팀플을 하고 학교생활도 같이 하는 도중에 앙금은 깊어졌다. 결국 우리는 일대일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서로 문제가 됐던 부분을 고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쌓인 앙금이 나왔고, 앙금은 다시 마음에 깊게 상처로 남았다. 하지만 이런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 그동안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해야할 일은 최대한 도망치는 일이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어느 말처럼 도망쳐야겠다. 학교생활에서 최소한의 시간만 함께 있고, 밥먹는 시간은 최대한 피하기. 도망치면서 감정의 앙금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팀플을 같이 하게 될 기회가 생기더라도, 같이 하지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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