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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May 26. 2020

관계에 대한 책

어린왕자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일이나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는 해답이 없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 우정부터 연애까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 빠질 때면, 어린 왕자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어린왕자는 관계를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는 끊임없이 요구하기만 하는 장미 친구에 질려 자신의 별을 떠나게 된다. 여행하면서 많은 별에 가고, 사람들을 만난다. 신하가 한 명도 없는 왕의 별, 끊임없이 박수받기를 원하는 허영쟁이가 사는 별, 부자가 되고 싶어 무척 바쁘게 살고 있는 비즈니스맨, 한 번도 서재를 떠난 적 없는 지리학자의 별을 지나 지구에 온다. 삶에서 관계가 아닌 것들을 최고로 꼽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외롭고 허무해 보인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 와서 사랑과 관계를 중점에 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여러 만남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우와의 만남이다. 어린왕자와 여우는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길들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매일 같은 시간에 인사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길들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서로 관계 맺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에 있는 끊임없이 요구하기만 하는 장미 친구가 싫어서 떠났다. 하지만 여행 중에 문득문득 장미 친구가 생각난다.  이유는 서로 길들여지는 시간을 가지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자신이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법이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장미 친구에게   마디 없이 별을 떠나면  된다는 부분을 여우가 알려준다.  관계는 부딪히는 것이기 때문에 장미 친구에게 솔직하게 어려운 점을 말하고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나는 관계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부딪혀보지 않고 어린왕자처럼 도망갈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서로를 길들이기 위해 같이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무책임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도망가고 나면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니었다. 어린왕자처럼 도망가는 와중에도 혼자 남은 장미의 아픔이 생각난다.   


 다른 사람을 길들이고, 길들여지고, 관계를 맺으면 행복할 수도 슬플 수도 있다. 길들여진 이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선택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감당해야 한다. 길들인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는 별에 홀로 남은 장미에게 미안해하며 선물을 가지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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