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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Jul 06. 2020

귀머거리3년 장님3년 벙어리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년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 자세로 버텨야 시집살이를 잘 할 수 있다는 오래된 말이다. 저만큼 참고 살아야 결혼 생활을 잘 할 수 있다는 말로도 쓰인다.


연식이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면, 결혼생활은 저런 자세로 해야하는 거라며 덕담처럼 말씀하신다. 하지만, 상견례에서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년이라는 말을 들은 신부 아버지는 펑펑 우셨다.


이 일을 계기로 속담처럼 쓰였던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얼핏 보면 결혼할 때 하는 말이 아니라, 노예 시장에서 할 법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들려도 안 들리는 척, 보고도 못 본 척, 말 하고싶어도 벙어리처럼 참으라니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가


이런 무서운 말을 결혼할 때 덕담으로 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의 왜곡된 며느리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렇게 참으면 병이 나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이 발병한다는 홧병도 며느리들에게 가장 많다. 속이 문드러지도록 참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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