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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Jun 29. 2020

너만 힘든 거 아니잖아

모진 말을 친구에게 내뱉었다. 그 날은 내게도 고된 날이었을 테다. 회사에서 당하고 온 일이 아직 생생하고, 친구를 만나서 다 잊고 놀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렇지만, 만나자마자 친구가 하는 하소연이 지긋지긋했다.


못된 말인 걸 알면서도 "너만 힘든 거 아니잖아"라는 말을 했다. 나도 힘들어 죽겠다고. 네 얘기를 듣다보면 나보다 상황이 나은 거 같아서, 배부른 소리로만 들린다고 쏘아붙였다. 공감도 안되고 즐겁지도 않다라는 말까지 하면서 선을 넘었다.


의기소침해진 친구를 보면서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으로 밀려왔다.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다고 후회했다. 서로 눈치를 보며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오래된 친구관계를 상하게 할만큼 사회생활이 힘든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힘드니까 견디라고 하는 말보다는 함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수는 없었을까.

지금 이슈가 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란을 보고있다. '너만 힘든 거 아니고, 나도 힘들다'라는 절규가 보인다. 가짜뉴스 운운하며 병과 정끼리 싸움붙이기보다, 함께 사람다울 수 있는 방법을 사회에서 고민해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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