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이 넘어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어렵고도 상그러운 일이다.
회사 후배가 하는 스쿼시 동호회를 보고
몇달전 신청하고 등록을 마쳤다.
나는 테니스를 3년 정도 친 경험이 있어
스쿼시는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내의 좁은 공간과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몇개월전부터 배우기 시작하였는데,
일단 공의 타점이 테니스에 비해 무척 낮다.
해서 스윙의 자세가 다르고 몸을 낮추어야 한다.
또 갑자기 내가 왼손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운동을 배울 때 마다 상당히 상그럽다.
남들이 포핸드를 칠 때 나는 백핸드를 해야한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백핸드만 주구장창 쳤다.
상그럽다는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까다롭다, 어렵다는 말이다.
무언가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비틀거리고 어렵기만 한다.
오늘은 이 단어가 자꾸 입에서 맴돈다.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배우는 사람들 사이에 대다수가 젊을땐 더욱 그러하다.
오늘도 젊은 여성분들과 같이 쳤는데,
나는 얼마안되었고 그들은 몇개월이나 된 분들이다.
강사는 나에게 초점을 맞추지도 몇개월된 수강생들을 맞추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가르침을 오늘 준다. 나는 느낌적으로 그게 느껴진다.
다른 수강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이 중간에 들면 더욱 움츠려 든다.
다행히 테니스를 한 덕분에 연습때는 그리 뒷처지지 않는다.
3개월은 이미 지불하였고 회사에서 50% 부담 조건이라 취소도 되지 않는다.
낙장불입(落張不入).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
다른 이들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배울 작정이다.
이럴때 나의 다른 성향, 오기와 저돌적 성격이 삐져 나온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것들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예전 상사였던 미국인이 가끔 애기한 적이 있다.
“얀, 내 나이가 되면 자신의 육체와 타협점을 찾아야 해.
오늘은 다리가 아프다가 내일은 어깨가 쑤신다.
병원을 가도 뽀족한 수가 없다. 의사는 나이 때문이란다.
해서, 요즈음은 다리가 아프면 아 날씨가 흐린가 보다.
어깨가 쑤시면 어제 너무 많이 일을 했나 하고 그냥 넘긴다.
그리고 그날은 조금 쉬어간다. 얀. 너도 내 나이가 되면 이해할 거다.”
그는 자신의 고향 미국 아칸소에 돌아갔다.
그리고, 가끔 한국을 온다. 전신 건강검진때문이다.
나도 점점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허나 그의 말을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다.
그러기엔 아직 내가 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
그러므로 아프면 병원가고 고치고 다시 아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없다.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