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3화. 유산의 재정의: 물려줄 것은 돈이 아니라 ‘태도’다 -
제23화. 유산의 재정의: 물려줄 것은 돈이 아니라 ‘태도’다
도입 — 성장한 자식의 뒷모습에서 읽는 나의 역사
어느덧 장성하여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을 봅니다. 제 어깨를 닮은 그 뒷모습을 보며, 나는 저 아이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합니다. 통장의 잔고인가, 아니면 내가 살았던 집인가. 하지만 제가 물려받은 가장 큰 유산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해집니다. 유산은 손에 잡히는 물질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숭고한 ‘태도’였습니다.
전개 — 아버님의 기와집과 어머님의 만물상회 (지식 참조: 귀인의 필적)
53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우리 가족에게 남겨진 것은 거대한 기와집과 갑작스러운 가난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아버님이 남기신 물질적 유산이 지켜지지 못한 것에 대해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2년 동안 사업을 하며 숱한 위기를 겪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님이 제게 진정으로 남기신 것은 ‘악양골 소년’이라는 자부심과, 어려움 속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았던 가문의 정신이었습니다.
8년 전 떠나신 어머님이 남기신 유산은 더욱 명확했습니다. ‘인덕(人德)’과 ‘끈기’였습니다. 만물상회를 하시며 동네 사람들의 대소사를 챙기고, 노름으로 집을 잃었을 때도 다시 일어섰던 어머님의 그 강인한 생명력. 그것이 제가 서울에서 홀로서기를 하고, IT 벤처라는 거친 바다에서 12년을 버티게 한 동력이었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도 이 ‘회복 탄력성’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니까요.
전환 — 디지털 족적으로 남기는 지혜의 전수 (미래의 희망)
저는 이제 글을 통해 제 유산을 정리합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기록하는 제 실패의 기록들, 성찰의 문장들이 제 아이들과 후배들에게 하나의 ‘삶의 지도’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AI는 제가 사라진 뒤에도 제 데이터와 문체를 기억하겠지만, 그 안에 담긴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어머니를 향한 존경’은 오직 제 글을 읽는 사람의 가슴을 통해서만 전승될 것입니다.
중년의 자기 브랜딩은 곧 ‘가치관의 전수’입니다. 돈은 유한하지만, 정신은 무한합니다. 저는 남은 인생 동안 제 삶의 태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후세에 “참으로 따뜻하고 단단한 어른이었다”는 기억을 유산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결말 —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건다.'
'너의 뒤를 걷는 이들에게, 등불이 되어줄 문장 하나는 남기고 가야 하지 않겠니.'
마흔 이후,~ 연재 에세이는 다음 주 수요일에 이어집니다.
다시 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