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화. 밤의 환희: 기록하는 자가 누리는 영원한 생명력 -
제24화. 글 쓰는 밤의 환희: 기록하는 자가 누리는 영원한 생명력
[장면: 늦은 밤, 거실 스탠드 아래에서 자서전 원고의 마지막 문장을 수정하며 홀로 미소 짓는 노작가의 모습]
밤이 깊어갈수록 서재의 공기는 더욱 밀도가 높아집니다. 키보드 위에 놓인 내 손가락이 춤을 추듯 움직입니다. 내 삶의 편린들을 문장으로 엮어내고, 잊혔던 기억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시공간을 초월합니다. 하동 악양천에서 가재를 잡던 소년이 되었다가, 서울 용답동에서 꿈을 키우던 청년이 되고, 다시 강남의 회의실에서 진두지휘하던 경영자가 됩니다. 이 역동적인 시간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그 어떤 물질적 보상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귀인의 필적: 작가의 자서전》을 집필하며 나는 내 삶을 다시 한번 살았습니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망각의 강으로 흘러갔을 수많은 찰나의 순간들이 문장이라는 그물에 걸려 반짝이는 보석이 되었습니다. '너희의 뿌리가 얼마나 강인했는지'를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이 작업은, 결국 나 자신을 치유하고 내 삶이 얼마나 찬란했는지를 확인하는 축복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내 아이들에게,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내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잠 못 들게 합니다.
나의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창조하는 자'였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기획할 때도, 전략을 세울 때도, 그리고 지금 글을 쓸 때도 나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에 취해 있었습니다. 60대에 AI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내가 여전히 '영원한 현역'임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위로를 얻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면 그보다 더 큰 즐거움이 어디 있겠습니까.
원고의 한 단락을 마무리하고 길게 숨을 내뱉습니다.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듯 시원하면서도 뜨거운 무언가가 차오릅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고, 진심은 시간을 이깁니다. 나는 글을 쓰며 내 삶의 모든 순간과 화해했고, 그 모든 순간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책상 위 스탠드를 끕니다. 어둠 속에서도 내 마음은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문장이 나를 찾아올까요? 그 설렘이 있어 나의 하루는 늘 첫사랑처럼 달콤하고 즐겁습니다.
'내 삶을 문장으로 새기는 순간, 평범했던 하루는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이 된다.'
'커피 한 잔의 철학' 연재 에세이는 화요일에 마지막회가 이어집니다.
모닝브루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