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I를 바꾸다: 삶의 진짜 이윤을 측정하는 법 -
제7화. KPI를 바꾸다: 삶의 진짜 이윤을 측정하는 법
새벽 5시, 삼척의 고요한 바닷가에서 차박의 아침을 맞이합니다. 창문에 맺힌 이슬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나는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열어 어제의 기록을 살핍니다. 20여 년간 컨설팅 현장에서 내가 가장 많이 내뱉었던 단어는 'KPI(핵심 성과 지표)'였습니다. 매출 증가율, 시장 점유율, 생산성 지표 같은 차가운 숫자들만이 기업의 생존을 증명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문득 어린 시절, 고향 악양골 면사무소 앞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만물상회'가 떠오릅니다. 그곳에도 KPI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장부상의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손님이 없을 때도 마루를 닦으며 마을 사람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누군가 외상값을 갚지 못해도, 그 집의 사정을 헤아리며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내어주던 그곳의 성과 지표는 '신뢰'와 '정'이었습니다.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그 무형의 가치들이 만물상회를 마을의 '빛과 소금'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제 나의 인생 2막을 위한 새로운 KPI를 설정합니다. 오늘의 매출이 아니라, 오늘 내가 누군가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읽었는지, 내 영혼이 얼마나 고요했는지를 측정합니다. AI는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여 최적의 효율을 계산해 내지만, 한 사람의 눈물 뒤에 숨겨진 사연의 깊이는 결코 측정하지 못합니다. 60대에 배우는 AI 기술은 나의 도구일 뿐, 내 삶의 경영을 결정하는 지표는 결국 '사람의 온도'여야 함을 깨닫습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효율은 신(神)과 같았지만, 삶의 경영에서는 가끔 길을 잃고 멈춰 서는 비효율이 더 큰 이윤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느리게 걷는 둘레길에서 얻는 영감, 아내와 나누는 소소한 대화가 내 인생 장부에는 가장 높은 ROI(투자 회수율)로 기록됩니다.
'삶의 경영은 속도를 줄이고, 그 시간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측정하는 일이다.'
AI경영작가 조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