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3번 출구에서 만난 미래

- 제7화. 마음이 흔들리다 -

by 방랑자 연필


제7화. 마음이 흔들리다


재훈의 거절에 서진과 민혁은 잠시 말을 잃었다. 서진은 당황했지만, 민혁은 재훈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용기… 저희는 매일 용기를 내서 일하고 있는데요. 실패할 용기, 투자 유치 못할 용기.' 민혁이 빈정거렸다.

'민혁아!' 서진이 그를 제지했다.


재훈은 민혁의 말에 상처받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돌아보았다. 저들은 실패의 구덩이 앞에서 몸부림치고 있는데, 자신은 이미 잘린 상처를 핑계 삼아 도망치고 있었다.

'미안해요. 제가 말이 좀 심했죠.' 서진이 말했다. '하지만 저희에게 부장님의 경험은 정말 절실해요. 저희는 기술은 알지만, '사람의 일'을 몰라요. 기계가 왜 멈추는지, 작업자들이 왜 그 순서를 고집하는지… 그걸 경험으로 아는 분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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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도구일 뿐,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재훈은 문득 자신이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그 말을, 20대 청년이 자신에게 간절하게 하고 있었다.

재훈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차가워진 커피가 목을 타고 넘어갔지만, 가슴 한편은 다시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이 무서웠다. 다시 열정을 쏟았다가 또다시 상실을 경험할까 봐.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뭘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서진과 민혁, 그리고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정희를 차례로 바라보았다.

'회의에 '참관'만 하겠습니다. 아무 말도, 아무 의견도 내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하겠습니다. 그것도 괜찮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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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의 얼굴에 희망이 퍼졌다. '네! 감사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저희에게는 엄청난 기회예요!'

재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그 기대가 가져올 절망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했다.


— 7화 끝 —


월요일 연재 웹소설 8회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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