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3번 출구에서 만난 미래

- 제11화. 서진의 반발 -

by 방랑자 연필


제11화. 서진의 반발


재훈의 조언은 충격적이었지만, 동시에 실마리였다. 서진은 밤을 새워 기존의 데이터 모델을 재훈이 지적한 ‘인간의 오차’ 관점에서 분석했다. 결과는 재훈의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10%의 오차는 작업자의 불규칙한 행동과 휴식 시간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우리 코드는 완벽했어요. 우리가 만든 AI는 천재였는데… 결국 현장의 게으름을 이기지 못한 거네요. 민혁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때, 서진이 갑자기 노트북을 덮었다. 그의 얼굴은 복잡한 감정으로 물들어 있었다. 경탄과 동시에 끓어오르는 자존심이었다.


20251214_181230.jpg


아무리 그래도…. 서진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저희 방식은 저희가 알아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재훈 님의 조언은 귀하지만,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저희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끌고 왔어요. 저희는 첨단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 스타트업입니다. 25년 전 방식, 사람의 감각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미래를 만들 수 없어요.


서진의 말은 재훈의 가슴을 세게 후려쳤다. 서진이 말하는 ‘25년 전 방식’은 곧 재훈의 인생 자체였으니까.


20251214_184151.jpg


재훈은 말없이 서진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서운함이 아니라, 상실감이 담겨 있었다. 자신이 이제 이 시대에 완전히 뒤처진 구시대의 유물처럼 취급받는다는 쓰라린 기분.


이해합니다. 재훈은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젊은 사람들의 길은… 젊은 사람들만의 방식이 있겠죠.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20251214_184024.jpg


재훈은 조용히 사무실 문을 열고 나섰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마치 25년의 경력이 완전히 끊어지는 소리처럼 그의 귀에 울렸다.


서진은 재훈이 떠난 문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자신이 무례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면, 자신이 싸워온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았다.



— 11화 끝 —


금요일 연재 웹소설 12회가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



작가의 이전글동탄 3번 출구에서 만난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