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화. 브랜드 가치: 명함 없이 나를 정의하는 법 -
제9화. 브랜드 가치: 명함 없이 나를 정의하는 법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명함 더미를 발견했습니다. 반도체 장비 회사, 영국계 다국적 기업, 그리고 직접 운영했던 IT 벤처 기업의 대표라는 직함까지. 그 명함들은 한때 나의 정체성이자, 세상이 나를 대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종이 조각들이 사라지고 난 뒤, 나는 '진짜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방랑자 연필'이라 부릅니다. 경남 하동에서 서울로, 다시 경영 현장으로 끊임없이 방랑했던 내 삶의 궤적이 곧 나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로고나 슬로건이 아닌, 고객에게 주는 일관된 경험에서 나오듯, 사람의 브랜드 가치는 그가 살아온 '필적(筆蹟)'에서 나옵니다. 내가 쓴 글, 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고난 앞에서 보여주었던 태도가 지금의 나를 정의합니다.
컨설턴트로서 나는 수많은 기업의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다듬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제안하는 가치는 '진심'과 '배움'입니다. AI가 그럴듯한 문장을 대신 써줄 수는 있어도, 고난을 뚫고 나온 한 사람의 진실한 목소리는 흉내 낼 수 없습니다. 디지털 시대일수록 인간적인 체취가 담긴 브랜드는 더 빛을 발합니다.
이제 나는 타인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 자신의 사명을 경영하는 독립적인 브랜드로 살아갑니다. 명함에 적힌 화려한 수식어보다, 내 글을 읽고 용기를 얻었다는 한 독자의 댓글이 내 브랜드 가치를 더 높여줍니다.
'타인의 비전 아래 일하던 나에게, 이제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되었다.'
다음 회 '나는 이제 사람을 경영한다' 연재 에세이는 매주 금요일에 이어집니다.
AI경영작가 조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