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화. 팀의 대립: 세대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벽 -
제22화. 팀의 대립: 세대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벽
재훈의 공동 대표 선언은 사무실에 폭풍을 몰고 왔다. 서진은 찬성했지만, 개발 팀장인 민혁을 비롯한 청년 팀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들에게 50대 남성이란 '꼰대' 혹은 '관리자'의 상징이었지, 혁신을 함께할 '파트너'가 아니었다.
“이건 약속이랑 다르잖아요!” 민혁이 의자를 뒤로 밀치며 일어났다. “우리가 이 지저분한 오피스텔에서 컵라면 먹으며 버틴 건, 우리만의 자유로운 문화를 지키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부장님이 대표라니요? 투자자들이 우리를 보고 ‘아, 저기는 뒤에서 늙은이가 조종하는 구닥다리 팀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어쩔 겁니까?”
민혁의 말은 화살이 되어 재훈의 가슴에 꽂혔다. 재훈은 그 화살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다가가 민혁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민혁 씨, 당신들이 만든 AI가 왜 대기업 K-제조에 뺏겼는지 정말 모릅니까? 당신들의 코드가 허술해서일까요? 아니에요. 당신들의 코드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에겐 '현장의 언어'가 없었습니다.”
재훈은 화이트보드에 커다란 원을 그렸다.
“대기업은 당신들의 기술을 가져간 게 아니라, 당신들의 '미숙함'을 이용한 겁니다. 당신들이 투자 계약서의 독소 조항을 읽지 못할 때, 그들은 웃으면서 사인을 받아냈죠. 당신들이 공장장들에게 기술의 우수성을 설득하려 할 때, 그들은 공장장의 소주잔을 채워주며 마음을 샀습니다. 그게 세상의 문법입니다.”
재훈은 민혁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다 멈췄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나는 당신들의 코딩 방식을 바꾸러 온 게 아닙니다. 당신들이 코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바깥의 더러운 바람을 내가 다 맞겠다는 겁니다. 내 이름이 낡았다면, 그 낡음으로 당신들의 날카로움을 가려주는 '집'이 되겠습니다. 민혁 씨, 당신은 나를 믿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당신이 밤새 만든 그 코드는 믿으세요. 그 코드가 세상 밖으로 제대로 나가려면, 나 같은 노병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무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민혁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지만, 더 이상 반박하지 못했다. 재훈이 보여준 것은 권위가 아니라, 자신들을 지키겠다는 처절한 '책임감'이었기 때문이다.
— 22화 끝 —
월요일 연재 웹소설 23회가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