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3번 출구에서 만난 미래

- 제29화. 결전: 다윗과 골리앗의 재판 -

by 방랑자 연필


제29화. 결전: 다윗과 골리앗의 재판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 소송의 최종 심문 날. 법정에는 수많은 기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권 상무는 호화 변호인단을 거느리고 거만하게 앉아 있었다. 반면 재훈의 옆에는 청바지를 입은 서진과 민혁, 그리고 증인으로 참석한 박대길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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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오라클'은 K-제조의 핵심 기술인 '공정 예측 로직'을 도용했습니다. 여기 증거 자료인 초기 설계도를 보십시오." K-제조 측 변호사가 서류를 들이밀었다.

재훈이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변호인도 없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그 설계도, 제가 15년 전에 그린 겁니다. 여기 제 서명이 숨겨진 워터마크가 보입니까? K-제조는 이 기술이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하지만, 정작 이 기술의 치명적인 '버그'도 함께 가져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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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훈은 법정 모니터에 대길 정밀의 실시간 가동 화면과 K-제조의 시뮬레이션 화면을 띄웠다.

"K-제조가 주장하는 기술은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시스템이 멈춥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현장'을 모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오라클의 기술은 보십시오. 습도 95%의 극한 환경에서도 박대길 사장님의 낡은 기계를 완벽하게 제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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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훈은 권 상무를 향해 몸을 돌렸다.

"권 상무님, 당신들이 훔친 건 '박제된 과거'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건 '살아있는 미래'죠. 판사님, 기술 도용은 우리가 아니라, 과거의 유산에 안주해 혁신을 방해하는 저 거대 기업이 하고 있는 겁니다."


서진이 이어받아 발표했다. "우리는 소송 취하를 바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K-제조의 기술이 우리 기술의 하위 호환임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알고리즘의 모든 소스코드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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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은 발칵 뒤집혔다. 수천억 가치의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겠다는 선언. 그것은 대기업의 독점욕을 비웃는 가장 강력한 한방이었다. 권 상무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싸우고 있는 건 작은 스타트업이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을.


— 29화 끝 —

수요일 연재 웹소설 30회가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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