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3번 출구에서 만난 미래

- 제30화. 동탄 3번 출구의 아침: 우리가 만난 미래 -

by 방랑자 연필


제30화. 동탄 3번 출구의 아침: 우리가 만난 미래


재판은 '오라클'의 압승으로 끝났다. 소스코드를 공개하겠다는 대범한 결정은 전 세계 개발자들의 지지를 얻었고, 대기업의 갑질에 분노하던 여론은 오라클을 '국민 스타트업'으로 만들었다. 끊겼던 투자자들은 다시 줄을 섰고, 이번엔 서진이 조건을 내걸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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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오늘 투자 계약서 도장 찍었습니다. 조건은 우리가 제시한 대로 '현장 작업자 복지 기금 조성' 포함이에요." 서진이 밝게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재훈은 창가에 서서 동탄역을 내려다보았다. 3번 출구 앞, 그가 처음 퇴사하고 멍하니 서 있던 그 자리에 여전히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풍경을 바라보는 재훈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민혁 씨, 아까 그 금형 공장 센서 로그 좀 봐줘. 대길이 녀석이 고맙다고 감자 한 박스 보냈더라."

"네, 대표님! 아, 그리고 아까 K-제조에서 연락 왔어요. 기술 제휴하고 싶다고. 권 상무 보직 해임됐다네요." 민혁이 고소하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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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훈은 정희 다방에서 보내온 커피 한 잔을 들이켰다. 쓰지만 끝맛은 달콤한 아메리카노. 그의 인생과 닮아 있었다.

그때, 서진이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우리 회사의 다음 목표는 뭐예요?"

재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서진과 민혁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목표 같은 거 없어. 그냥 오늘처럼, 누군가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게 지켜주는 거. 그리고 내일 아침에도 이 3번 출구로 즐겁게 출근하는 거. 그거면 충분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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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이 역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멈췄던 삶에 균열이 생기고, 그 틈으로 새로운 미래가 쏟아져 들어온 지 어느덧 일 년. 재훈은 이제 더 이상 과거를 후회하지 않았다.

"자, 가자. 우리의 미래가 기다린다."


동탄 3번 출구의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게 밝았다.


— 30화 끝 —

목요일 연재 웹소설 31회가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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