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1화. 새로운 브랜드 선언: 이름 뒤에 숨은 심장 -
제31화. 새로운 브랜드 선언: 이름 뒤에 숨은 심장
재판의 승리는 달콤했지만, 그만큼 무거웠다. ‘오라클’은 이제 동탄의 작은 사무실에서 복닥거리던 스타트업이 아니었다. 매일 수백 통의 메일이 쏟아졌고, 대기업의 제휴 제안과 해외 벤처 캐피털의 투자 문의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서진과 재훈은 축배를 드는 대신, 가장 먼저 '브랜드'를 다시 정의하기로 했다.
“우리의 이름은 이제 단순히 '오라클(Oracle)'이 아닙니다.” 서진이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선언했다. “우리의 새로운 브랜드명은 '오라클-H(Human)'입니다. 기술이 미래를 예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땀과 지혜를 수호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재훈은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깊은 상념에 잠겼다. 브랜드 로고는 동탄 3번 출구를 상징하는 세 개의 선이 겹쳐진 모양으로 결정되었다. 그것은 과거(경험), 현재(기술), 미래(선택)가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는 뜻이었다.
“재훈 대표님, 이번 론칭 행사 때 대표님이 직접 '휴먼 임팩트'에 대해 발표해주셨으면 합니다.” 서진의 제안에 재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서 대표. 이제 세상은 당신들의 젊은 목소리를 들어야 해. 나는 그저 이 브랜드의 밑바닥에 흐르는 '정(情)'이 마르지 않게 지키는 샘물 같은 역할이면 족하네.”
론칭 행사 당일, 예상치 못한 고객들이 찾아왔다. 박대길 사장과 같은 전국의 소규모 공장주들, 그리고 재훈이 예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은퇴한 동료들이었다. 그들은 세련된 행사장에서 어색해하면서도, 자신들의 삶이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존중받는다는 사실에 눈시울을 붉혔다.
“김 부장, 아니 김 대표. 자네가 우리 같은 사람들 잊지 않아 줘서 정말 고맙네.”
재훈은 그들의 거친 손을 맞잡았다. 성공의 기준은 통장에 찍힌 숫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느냐에 있다는 것을, 그는 이 새로운 브랜드 선언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 31화 끝 —
금요일 연재 웹소설 32회가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