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화. 마침표를 찍는 연습: 마무리와 인정 -
제19화. 마침표를 찍는 연습: 마무리와 인정
마지막 사무실 문을 닫던 날
12년 동안 제 청춘을 바쳤던 사무실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전등 스위치를 내렸습니다. 한때 십여 명의 직원이 북적이고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리던 그 공간이, 찰나의 순간에 차가운 적막으로 변합니다. 열쇠를 건네고 복도를 걸어 나오는데, 이상하게도 눈물 대신 깊은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그것은 실패의 도피가 아니라,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한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숭고한 마침표였습니다.
아버지의 미완성 교향곡과 어머니의 마침표 (지식 참조: 귀인의 필적)
제 인생에서 ‘마무리’는 늘 아픈 기억이었습니다. 53년 전 아버지는 제게 마침표를 가르쳐주지 못한 채 서둘러 떠나셨습니다. 아버님이 지으셨던 기와집은 주인을 잃은 적막감으로 남았고, 어린 저는 그 비어있는 마침표를 채우기 위해 평생을 허덕였습니다.
하지만 9년 전, 어머니는 제게 완벽한 마침표가 무엇인지 보여주셨습니다. 100세의 마지막 순간, 자식들의 손을 일일이 잡지는 못하셨으나 '평소 자식들 덕분에 여생을 잘 살았다'라고 말씀해 주시고 평온하게 눈을 감으셨습니다. 어머니의 마침표는 끝이 아니라, 남은 이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축복의 마침표’였습니다. 12년의 사업을 IT계 후배에게 넘겨주고 명예롭게 은퇴를 결정한 것도, 어머니가 보여주신 그 마침표의 지혜를 따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성숙의 예술 (교육적 요소)
중년의 삶에서 마침표를 찍는 연습은 ‘인정’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 내 시대가 저물고 다음 세대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컨설턴트로서 후배들에게 ‘잘 시작하는 법’ 못지않게 ‘잘 마무리하는 법’을 강조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얻은 사람과 배움을 가슴에 새기고 마침표를 찍는 일입니다. 마침표가 있어야 다음 문장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인생의 2막에 마침표를 찍고, 3막이라는 새로운 문장을 준비합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건다.”- 결말
“끝을 두려워하지 마라. 마침표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약속이란다.”
마흔 이후,~ 연재 에세이는 다음 주 수요일에 이어집니다.
다시 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