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직과 이성과 사랑을 먹고 자라야 하는 존재
"친밀하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고?
승준이 꼬투리 잡을 무언가를 찾은 듯 생기 있는 표정으로
"그런데 왜 교회에서 친밀하고 진정한 친구 되기가 오히려 힘겹다고 느껴지냐? "
예리한 승준의 지적에 진욱의 눈동자가 반짝 빛나며
"사실 신앙을 가지는 일이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설교 듣는 사람들은 공허 한 메아리를 듣는 것처럼 졸기 일쑤고,
죽어서 천국 가는 일을 위해 마지못해 앉아 있는 노인들만 많아져 교회 분위기가 우울해지는 것 사실 아니야?
물론 더러는 시끌벅적하게 울부짖고 노래하고 춤도 추고 재미난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생기 넘치는 교회도 있더라.
하지만 그들이 과연 생명의 양식을 먹은 듯 생수를 마신 듯 생기를 삶에서 누리고 있을까?
그렇다면 왜 교회가 점점 쇠하게 될까?"
질문하며 양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고 어깨를 으쓱한다.
유천이 답하려 생각을 정리하는데 용기가 가로채
“교회를 갔을 때 느껴지는 것이 있었어.
교회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내가 교회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헷갈리더라고…
나를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돈을 낼 사람인지,
얼마나 사람을 몰고 올 사람인지 계산하는 듯해 보이고.....”
춘근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끼어들어
“난 기득권을 가로챌 경쟁자로 보는 듯하던데!
찬 바람이랄까? 경계하는 눈치랄까? 를 느끼게 하면서.....”
진욱이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교회 안에도 기득권 경쟁이 있다면 하나님이 일을 하시지 않거나, 없거나 한 증거 아니야?”
유천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며
"정직하게 질문하고 답 얻는 것이 생수를 마시는 일인데 생수를 마실 줄 몰라서 그런 것이지” 한다.
진욱이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유천을 바라본다.
유천이 진욱의 속 마음을 읽은 듯
"인간들이 하나님에 관한 호기심을 해결하고 생명의 관계가 되려면 정직한 질문을 하고 답을 들어야 하는데, 감정만 뜨겁게 하려고 했지. 물론 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건물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짓고, 장엄하거나 가슴 울리는 음악과 함께 예식을 하고, 고고하게 율법적인 삶을 강요를 했지. 물론 전지 전능하신 하나님을 높이고 표현하려는 신앙고백을 예술로 표현했을 테지만,
이들이 더러는 우상이 되고, 더러는 비즈니스 광고처럼 전락한 결과지.
인간은 익숙한 것에 머무르고 싶은 욕구와 발전하고 싶은 욕구를 함께 가지고 있어.
그래서 성장과 머무름 사이에서 역사는 업치락 뒤치락하다 결국 성장하는 사람들에게 주도권을 주고
인도를 받지.
이를 위해 질문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답을 논리에 맞게 얻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신앙의 세계에서는 질문하고 성숙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는 이들에게 천대받고 쫓겨나곤 했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데서 온 부작용이지." 하고는 한숨을 쉰다.
승준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유천을 바라보며
"그렇게 된 이유가 뭐야?"
유천이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질문하는 것을 믿음이 없다고 여긴 결과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 신앙이라고 여겼고,
이러한 사람들이 기득권이 되어 교회를 주도를 했기 때문이지.
사실 신앙생활하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그러나 질문하며, 모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답하시는 음성을 들으며,
논리 정연한 진리를 깨달으며,
진리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인격대 인격의 만남 가운데서 신앙을 성숙시켜야 하는데....
원하는 기적을 얻기 위해 감정으로 믿고 율법을 지키려다 위선에 빠지고,
세상을 선과 악으로 가르고 한쪽으로 치우친 고정관념에 갇히고 정죄하는 자리에 떨어지곤 했지. "
진욱이 고개를 끄떡이며
"그래서 안 믿어지는 것을 믿으려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곳을 만들고, 북 치고 장구 치며 스스로 세뇌시키려 뜨겁게 노래도 부르고 큰 소리로 울며불며 부르짖는 거구나, 설교는 감정을 뜨겁게 하려는데 초점이 맞춰져 버리고!"
유천이 허공을 바라보며
"돈 벌고, 자녀들 잘 되고 건강하고, 신비한 능력 받기를 원하고, 죽어서 천국 가기를 위해 믿음 좋아지기를 구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처럼 되어 버린 결과지. 질문하고 논리에 맞는 소통을 하며 생명이 있어지는 것이 먼저인데...."
춘근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런데 넌 왜 그런 교회를 다녔어? 그리고 어떻게 목사가 되었어?"
유천이 미소를 지으며
"어릴 땐 환경에 지배되어 교회를 다녔지.
그리고 점점 자라며 너희들처럼 호기심 때문에 목마름을 겪었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계신다면 어떻게 세상에 이런 일이 생길까?
갈등하고 항의하다 결국 반항아가 되었지. 질문을 가득 가슴에 품고.....
이 세상을 지으신 분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분과 소통이 된다면 그보다 신나는 일이 세상에 어디에 또 있을까?
죽어서 천당 가는 것은 관심 밖에 있었고."
승준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유천을 바라보며
"그런데 어떻게 목사가 된 거야?
신비한 기적을 경험했어?
너에게 축복 대신 어려움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유천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기적이라 말할 수도, 인도를 받았다고도 말할 수 있지.”
진욱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아리송 한 말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지 말고...."
유천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래서 답을 해 줄 것이라 생각되는 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또 했어.
너희들이 나에게 한 것처럼."
진욱이 침을 삼키며
"그런데 답을 들을 수 없었어? 그렇게 신앙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유천이 천천히 고개를 끄떡이며
"답은 많이 들었지. 그러나 이해할 수 있는 답은 없었어."
철수가 조바심이 나는 듯
"어떤 답들이었어?"
유천 : 그냥 믿으라는 답이었지. 그리고 기도하라는 답, 하나님의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답.
철수: 그래서 어떻게 했어?
유천 : 나도 너희들처럼 답 할 수 없으니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고 생각을 했지.
그러니 저절로 "하나님이 없다"고 여기게 되더라고.
그리고 인생은 최대한 즐기다 죽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 여겨지고….
춘근이 청년의 유천을 회상하며 이해가 된다는 듯
"그래서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곳에는 빠지지 않았었구나!"
유천이 청년 시절을 회상하며
"그래도 돈 벌고 출세해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공부도 열심히 했지....
그런데 목마름이 해소가 되지를 않는 거야.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 지나면 더 외로웠고. 우울했고. 그래서 또 질문했지만 답을 얻을 수가 없었어.
열심히 책도 사 보았어. 기도에 관한 책도, 성경에 관한 책도...."
유천이 한숨을 쉬고는
"그러나 실망만 점점 더 커졌지.
기도가 무엇인지를 알려고 책을 사서 읽었는데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만 장황하게 나열돼 있었어.
기도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기도가 호흡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성경의 이야기가 믿기지 않아 이해하려 책을 사서 읽는데 논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 뿐이고…. 갈증만 더해지곤 했었지."
철수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래서 어떻게 했어?"
유천이 빙그레 웃으며
"믿음이 좋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모방하고 따라 하려 애를 쓰곤 했지.
언젠가 하나님의 때에 믿도록 인도하실 거라 생각을 하고.
그러나 점점 내 속에서 나 자신을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너 정말 하나님을 믿어?
네가 하는 예식과 기도와 모든 행동이 진실이야?
다른 신앙인들과 관계를 깨고 싶지 않아 가면 쓰고 교회에 다니는 것 아니야?
그렇게 진실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너에게 무슨 유익이 될까?
그렇게 평생을 살면 진정한 친구 하나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닐까?'
다양한 내면의 소리에 점점 고민이 깊어지는 거 있지."
철수가 이해가 되는 듯
"그래서 어떻게 했어?"
유천이 한숨을 크게 쉬고 차분하게 대답을 한다.
"하나님께 직접 질문해 보았어.
때로는 하늘을 바라보고,
때로는 별들을 바라보고,
때로는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요?'
많은 날 떼를 쓰기도 했지.
'보여주시든, 내가 하나님이라고 말씀을 해 주시던, 꿈이라도 한번 나타나셔서....'
그러나 아무 응답이 없는 거야.
결국 의기소침해졌다 다시 믿음을 가지려 찬송을 부르며 큰 소리로 부르짖기도 하면서 나 자신을
세뇌시키려 시도를 해 보았지.
그러나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
그래서 따지기도 해 보았지.
'왜 구하라고 하시곤 응답을 하지 않냐고!'
구하라고 했으면 답을 해야 할 것 아니야!
하나님이라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따져야 하는 것 아니야?
그래서 따졌지. 하지만 묵묵부답인 거야."
진욱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래서?"
유천이 쓴웃음을 웃으며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어.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것 밖에…..
나의 불신앙은 당신 책임이라 말하고.....
그러나 외롭고 삶은 힘겨워지는 것 있지.
자유의 홀가분함을 느껴야 하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질문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거야.
'엘리야와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기적을 보여주시던 하나님은 왜 나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도마에게 못 박힌 손바닥을 보여주신 예수님은 왜
나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것일까?
백번 양보해서 그들처럼은 아니더라도 꿈에서라도 한 번만 보여만 달라고 하는데....."
승준이 공감하지만 불쌍한 눈으로 유천을 바라보며
"나도 그런 질문하다 포기한 상태야.
한 번만 보여 주면 믿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힘들게 전도할 필요도 없고.
봤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하시지 않는지 모르겠어.
여기에 분명한 답이 있는 것 아니야? 무. 무. 무......라는"
유천이 한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고
"나도 그랬지.
그런데 다시 하나님을 찾고 싶은 마음이 되살아 나는 거야.
그러나 이때 또 '나 같은 놈이 뭐 신앙인이 되겠다고? ' 쓰잘 데 없는 생각들이 하나님을 찾고 싶은 생각을 짓 눌러 버리 더라고.
그렇게 답은 없고, 인생은 본래 허무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먹고 마시고 즐기다 죽자 하고 지내던 한 날이었어.
하늘의 수많은 별들과 동식물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또 흔들리는 거야.
식물들이 각기 다른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거기서 벌 나비는 꿀을 얻고 암꽃과 수꽃의 수정을 도우며, 서로
생존하고, 종을 번식하는 것을 보니 이러한 생명의 활동을 진화론에만 의존하고 따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지.
유천은 친구들을 둘러보며
"우리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정교하고 신비한 지혜가 생명 안에, 우주 안에 숨어 있더라고. 누군가
예술성과 오묘한 질서를 조화시키며 간섭하지 않는다고 보기에는 너무 신묘막측한 아름다운 법칙들로
가득한 거야.
이때 난 다시 신앙인이 되었지."
진욱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았군!"
유천
"한심스러운 갈대였지.
그러다 불의가 판칠 때, 억울함을 맛볼 때, 그래, 역시 무-우 야! 했지
진욱이 유천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질문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목사가 되었냐?
너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며 지금의 신앙인이 되게 한 에너지는 무얼까?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무신론자 되기 일쑤인데...."
유천 : 사랑이지. 아니. 사랑에게 준 상처의 아픔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게 했다고 할까?
철수 : 대부분 받은 사랑과 사랑에게 준 상처는 모르거나 잊거나 무시하고 살아가는데....
유천 : 나도 그랬지. 아니 희미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살았지.
그러나 그 사랑이 영원히 내 곁을 떠나는 날, 그 사랑은 나에게 소쩍새가 되었지. 소쩍소쩍 끊임없이
울며 질문을 해결하는 것이 인생의 최우선이야 소리를 내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그렇게 운 소쩍새처럼.
그리고 영원히 내 곁을 떠난 사랑이 천둥소리를 내는 거야.
사랑이 이별을 낳으며 만든 아픔,
알 수 없었던 사랑의 추억들,
그토록 사랑한 이에게 주었던 상처를 철들어 알고 맛보는 아픔…
그 아픔들이 끊임없이 이는 질문을 해결하게 도전하는 천둥소리가 되어 나를 일어나게 하는 거야.
진욱이 고개를 끄떡이며
“그래!, 사랑은 살아있는 인격체인 신비야."
유천 : 그런데 또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한 무서리가 내리는 거야.
승준 : 무서리?
유천 : 사랑하는 이가 아파 신음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절한 무능이 주는 고통,
사랑하는 이들의 어리석음을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함에서 오는 설움,
사랑하는 지혜의 소리는 듣지 않고 자기 지식과 생각만 고집하는 사랑을 대하는 아픔,
그 아픔들이 밥을 먹을 수 없게 하며 몸까지 상하게 하는 밤새 내린 무서리가 되었지.....
진욱이 시인과 유천과 공감이 되는 듯
"소쩍새의 울음과 천둥소리와 무서리가 모두 사랑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군."
유천이 먼 산을 바라보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치고, 무서리가 내리는 동안 스스로 할 수 없는 변화가 마음속에서
일어났어. 신비한 기적처럼
결국 난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인생을 걸었지.
그리고 질문을 해결해 가며 인도받는 것을 알았고
기적 속에서 산 것을 알았어. "
진욱 : 그리고 달라진 것이 무어야?
유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고
먹고 마시고 배출하며 생물학적 생명을 유지하듯이
내 안에 있는 분께 질문하고 듣고 감정을 이야기하고 보고 듣는 일이 생명의 양식을 먹고 마시는 일임을 알았어.
그리고 신앙은 숨쉬기처럼 쉬운 것을 알았지.
철수가 궁금증을 견딜 수 없어 조바심이 나
"신앙이 숨쉬기처럼 쉽다고?"
유천이 차분한 목소리로
"숨쉬기처럼 쉬운 신앙
누구나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는 신비와 은혜.
처절한 무능함을 느낄 때 나의 실체를 발견하게 하시고,
억울 함을 느낄 때 이해의 폭을 넓히게 하시고,
부끄러움을 느낄 때 바른 길로 들어서게 하시고,
실패의 쓴 맛을 볼 때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시며 도우시는 은혜.
이것을 안 후 어려운 신앙이 숨쉬기처럼 쉬운 것처럼 변하고.....
생명의 양식을 먹고사는 삶이 시작이 되었어.
진욱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 사랑이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