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질문하고 토론하는 곳

by 지준호

유천이 김교수 사무실 문 노크를 하니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대답을 한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유천을 김교수가 일어나 소파를 가리키며

"앉으세요." 한다.


"진로가 결정되었어요?"

김 교수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유천을 바라보며 질문을 한다.


유천이 한숨 쉬며

"막막하네요. 신학교를 다니면 질문들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갈증만 더해졌어요.

이런 상태로 목회를 할 수는 없고, 사회로 나가려니 자본도 실력도 없고, 4년의 공백이 먹고사는 문제를 오히려 어렵게 만들었어요."


애처로운 눈으로 유천을 바라보며 김 교수가

"그런 것 같아서 만나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답답했어요. 믿음 없는 내가 한심스럽고,

그렇다고 눈 찔금 감고 목회를 하려니 사기꾼 되는 것이고,

능력을 얻기 위해 금식기도를 하는 것도 쓰러진 친구가 '아니야' 소리치는 것 같고.”

유천이 푸념을 털어놓는데


김 교수가 반주를 넣듯

"큰 교회에 들어가 목회를 배우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았어요.

학교에서도 적응을 못하는데 목회 현장에서는 더더욱....."


질문을 풀려고 학교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해서든 해결을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질문이 풀리는 날 가면도 벗고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잖아요."


유천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떻게 제 마음을 그렇게 다 아세요?"


김교수기 빙그레 웃으며

"공감되는 마음을 나누고 사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알게 되는 것 아니에요?"

표정 하나 하나와 행동 하나하나가 말이 되어 정이 들게 하면서."


유천 : 제 진심을 알아주시는 분이 계시니 용기가 솟네요.

그런데 진학하라는 말씀인가요?

더 이상은 신학교에 머무를 자신이 없어요.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 듯해요.

전공하고 싶은 분야도 없고. 허송세월을 보낸 4년처럼 대학원 3년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사실 해결하고 싶은 것은 간단한데….. 하나님이 콧김만 한번 불어 주시면 될 일인데.

유천이 쓴웃음을 웃으며 이야기한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김 교수가

"그 간단한 문제가 뭐예요?"


"성경의 일점일획도 틀림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이 믿어지든,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고 확신이 되든 둘 중의 하나만 되어도 방황하지 않고 진로를 바로 결정을 할 텐데. 그런데 둘 다 되지를 않으니....."


이것이 대학원을 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아요? 학자가 되려는 것도 아니고, 전공하고 싶은 분야도 특별히 없고. 생명력 있는 신앙인으로 살고 싶을 뿐인데....."


김 교수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하고

"마음껏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학교를 찾는다면?"


"그런 학교가 있을까요? 교단의 교리를 주입하든지, 믿으라고 강요하든지 신학교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아니에요?"


유천이 귀가 솔깃해 질문을 한다,


"다른 길이 없는데 찾아야 하는 것 아니에요?

그것이 구하고 찾는 일이고, 그러다 보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것이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고.....


나라를 넘어 신학교들에 서신을 보내 보세요. 전도사님의 사정과 원하는 것들을 자세하게 적어서."


유천은 신앙에 관한 학문을 한다고 여겨지는 학교에 지금까지의 삶의 과정과 신앙의 갈등을 자세히 적어 '귀 교에서는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 질문지를 보냈다.


한 학교에서 답장이 왔다.

"당신을 만족시킬 수 있다"라고,

"그러한 질문과 갈등을 가진 이들을 우리는 찾고 있다, "고,

"공부하는 동안의 학비를 모두 제공하겠다"라고 선물을 덤으로 얹어서.


마음껏 질문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다는 말에 유천은 막힌 속이 뚫리는 듯 시원하다. 그리고 하나님이 속으로만 한 기도에 응답하신 것처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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