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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준호 Nov 14. 2022

별이 빛나는 밤에

고흐의 편지와 작품을 영상 안에서 감상하며 누리는 별이 빛나는 밤

Beyond Van Gogh의 영상 안에 발을 디디며 과학과 예술의 어우러짐에 가슴이 설렌다.


들뜬 마음으로 데오에게 보낸 고흐의 편지를 읽으며 행복이 오는 다양한 길에 공감을 즐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말하고 소통하는 즐거움, 생명을 주고 새롭게 하고 회복하고 보존하는 것, 선하고 쓸모 있는 것, 무언가에 도움이 되는 것,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물 한잔을 건네주는 것 모두가 행복이 오는 길들이다. 


작품을 감상하는 나에게 고흐가 이야기한다. 


"세상살이는 고통과 절망 투성이라고, 정상적인 사고력으로 살려면 정신병을 앓곤 하지만 별이 빛나는 밤의 은총 안에서 이기고 회복하고 새롭게 하며 행복을 만드는 거라고. 


의존적인 신앙의 탈을 벗고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신비와 양심으로 들려주는 음성을 들으며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이 되라고."


별이 빛나는 하늘로부터 내리는 론강의 은총을 생 레미 정신 병동에서 받으며 고통의 격정을 꿈으로 승화시키는 작품이 한 옛 추억을 이끌어 낸다.


토함산에 올랐을 때였다.


땅거미 내려 바위 옆에 터를 닦고 텐트를 지었다.

바나에 불을 피워 라면을 끓여먹고 노을 지는 서쪽 하늘에 매혹돼 바위에 올랐다.


황홀한 붉은색이 검게 변하고 먼 곳에서 날라 온 별들이 하나 둘 반짝이며 끝없이 시야에 와 앉는다.

어느새 샐 수 없는 수많은 별들이 우유 빛 은하수와 함께 밀려와 신비와 은총을 온 천지에 가득 채운다.


난 그만 찬란한 장관에 넋을 잃고 바위에 누워 버렸다.

그리고 화려한 은하수의 사랑에 감싸여 꿀잠을 잔다.  


황홀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기들의 무참한 공격에 깨어나 처한 상황을 본다.  

순결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에 어울리지 않는 소외감을 느끼며…..

난 하늘로부터 내리는 은혜와 아름다운 빛의 머무름에서 텐트로 쫓겨나 버렸다.


마음이 청결하고 겸손해야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의 예술을 즐길 수 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능력과 행복을 내 것으로 만들고,

건강하게 된 영혼이 진리를 깨달은 눈으로,

성취와 존재 가치를 높이는 데서 오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알고 미소를 짓는다.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신 능력만 탐내는 이기적이고 욕심 가득한 냄새나는 나를 쫓아내는 자연에서


행복은

먹고 싸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꿈을 이루고,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공감하고 신뢰하고,

뜻을 함께 하여 더 큰 일을 이루어,

여유롭고 편리하게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 등등...

  

다양 함에서 오는 행복 안에 인간이 살기를 하나님은 바라시고, 

행복은 과거 현재 미래의 것이고, 

그중에 제일은 현재인 것인데, 

난 세상을 하직하고 가야 할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잡히지 않는 아득한 미래의 천국만 바라보고 살았다.


아픔을 견디며 열심히 수고하며 잡힐 듯 잡힐 듯하다 다가간 만큼 도망가버리는 행복을 좇다 "허망한 인생"이라 노래를 불렀다. 


이런 내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따라오라 행복이 손짓을 한다. 

그래서 또 수고를 더하고 따라가면 내 땀 흘림을 비웃는 듯 행복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생은 본래 허망한 것이야" 라며 비웃곤 하였다. 


이때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은 차갑고 싸늘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게 하였다. 

무지와 진리에 어긋난 삶을 살며 돈에, 남의 눈에, 자존심에, 노예 된 줄 모르고……


인간들이 만들어 낸 빛이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별이 빛나는 밤을 앗아가는 시대에, 

온갖 욕심과 이기심과 경쟁으로 순수한 영혼이 즐길 수 있는 자연과 하나 됨을 누리지 못하는 나를 고흐는 설득을 한다.


순수하고 낮아진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받은 은혜와, 

시시콜콜한 모든 감정을 나누며 사랑을 확인하고, 치료하고, 용기 주고 꿈까지 품게 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 하늘로부터 내리는 은총을 누려보라고.


그리고 창의력과 재능을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활용하여 존재 가치에서 오는 행복을 맛보는 인생이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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