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날을 위해 동생네 농장에 가족들이 여기저기에서 모였다.
매제는 닭을 잡고 나와 동생은 미나리를 다듬고 조카들은 상추를 따느라 분주하다.
이때 어머니는 닭 잡다 실패한 끔찍했던 이야기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 올려 모두를 즐겁게 하신다.
난 밀가루로 반죽된 미나리를 동그랗게 예쁘고 맛있는 전을 상상하고 전을 부친다.
하지만 어설픈 손놀림이 주제파악을 하라는 듯
여기저기 흘리고 일부는 태우고 일부는 덜 익은 전을 만든다.
도전하고 실패를 거듭하다 동그랗게 예쁜 미나리 전은 결국 포기를 했다.
맛만 좋으면 되는 것이지.
프라이팬에 작은 양의 미나리 반죽을 놓고 제 멋대로 생긴 모양 그대로 노랗게 누룽지처럼 익힌다.
가장자리가 더 잘 익어 바삭거리는 미나리 전이 특허를 내고 싶을 정도로 맛있다.
가족 모두가 미나리 전 공장 주위에 둘러 서서 맛있게 먹는 모습에 난 행복에 취했다.
그리고 갑자기 우쭐 해진 존재감에 끝없이 줄을 선 대박 나는 비즈니스 상상을 한다.
하지만 토종닭 요리가 나온 뒤 미나리 전의 인기는 안개 걷히듯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일장춘몽 꾸게 한 미나리 전 부침이 어머니 날에 행복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