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gic Finger Oct 22. 2020
잠 못 드는 밤
그때 나는 그 아이가 꿈에 나타날까 봐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아침에는 내가 처한 현실이 싫어 눈을 뜨지 못했다.
새하얗게 밤을 지새다 지쳐 새벽녘에야 잠이 들면
아침 느즈막하게 눈을 떠 내 현실과 그 아이에 대한 분노에
이불 속에서 한참을 뒤척였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내가 지금 깨달은 것은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나는 고작 그 아이의 이름과 직업과 성격을 알았고
그 아이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은 내 이름 석 자와 목소리며 말투뿐이었다.
시간이 더 흐르면 나는 그 이름 석 자도 잊어버릴테지만,
그 때 나를 파고들었던 아픔의 깊이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 같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