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상념44
라이프 전을 둘러보는데 세계 최고의 사진작가들의 수많은 사진들 중에서
유진 스미스의 사진은 단연 돋보였다.
살아 움직일 듯한 생동감과 엄청난 흡인력으로 내 눈길을 빨아들이는 그 힘에 나는 압도되었다.
나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유진 스미스처럼 될 수 없으며
주제 사라마구처럼 깊이 있는 글을 쓸 수도 없고
스티브 맥커리처럼 강렬한 사진을 찍을 수도,
앤서니 브라운처럼 환상적인 그림을 그릴 수도 없다.
라이프 사진전을 보고 나오며 보잘 것 없는 내 자신에 나는 잔뜩 움츠러 있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문득 떠올랐다.
잡스가 세상을 떠나며 팀 쿡에게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지 말고
팀 쿡은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렇다. 주제 사라마구처럼, 스티브 맥커리처럼, 앤서니 브라운처럼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나는 그냥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