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치쿰 Aug 16. 2018

벨기에,라고 말했다가 입국 못할뻔한 사연

[첫여행 가이드➂] 영국 입국시 주의해야 할 점



By [해외여행 혼자서 처음 떠나는] 동생의 글  



런던 입국할 때 반드시 주의할 점!! 


처음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바로 입국심사가 아닐까. 심사관과 1대 1로 직접 나 혼자 대답해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런던은 입국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나라다. 그래서 런던에 여행가는 사람들은 한번쯤 인터넷에서 ‘입국심사’를 검색해본다고 한다. 나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승객을 통해 까다롭다는 런던 입국심사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걱정스런 일은 입국신고서 숙소 기입란에 한인 민박 집주소를 적으면 안 된다는 거다. 런던의 한인민박은 대부분 정식 숙소로 인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출입국 카드에 한인민박 주소를 적으면 안 되고 호텔이나 호스텔이름을 적어야한다. 한인민박을 이용하는 분이라면 한인민박이나 여행사에 미리 연락해서 입국신고서에 적을 호텔이름을 하나 알려달라고 하면 된다. 그럼 크게 문제되지 않고 가볍게 패스된다.


비행기에 내린 후 입국 준비를 하는데 까다로운 입국심사 때문인지 줄이 굉장히 길다. 금방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입국심사 대기 줄에서만 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런던에서 입국심사를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한인민박이 아닌 경우) 내가 묶을 호텔이나 호스텔 바우처를 보여주거나, 출국하는 비행기 티켓 또는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 티켓을 보여주는 거다. 불법체류에 엄격한 런던이기에 내가 나가는 날짜와 이동하는 나라의 티켓을 보여주면 쉽게 통과 할 수 있다. 나중에 한인민박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데 입국심사에서 별별 질문을 받았다고 들었다. 


“너의 부모님의 직업은 무엇이니”

“부모님 수입은 어느 정도니”

“너의 직업은 뭐니, 왜 그 직업을 택했니”

“너 런던에서 얼마 쓸 예정이니”

“현금은 얼마만큼 가져왔니”


이런 뜬금없는 질문도 나온다. 




런던 입국심사 기본 질문은 이렇다 


“무슨 목적으로 왔니” 
“머무는 장소는 어디니”
“얼마동안 있을 거니, 다음 여행지는 어느 나라니”


심지어 어떤 친구한테는 한 달 내내 여행할 나라를 다 말해보라고 했단다.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은 입국심사라기 보다 왠지 수다 떠는 느낌이라 오히려 재밌었다고 했다. 원어민과 공부하는 느낌이랬던가. 또 다른 친구는 입국 심사 때 제대로 걸려서 고생 좀 했는데 누가 봐도 오해 할 만 했다.


“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이 없니.”

“계획 없이 여행 와서 편도로 티켓을 끊었다.”

“그럼 언제 어느 나라로 갈거냐”

“여행하면서 어디로 갈지 결정 할거다.”

“숙소는 어디냐”

“한인민박” (숙소로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공항 쪽에서 찾아봐도 나오지 않음)

“현금은 얼마만큼 가져 왔니”

“위험해서 현금은 안 가져오고 카드만 가져왔다”

“.......... 잠시만 이쪽으로 따라와라”


이렇게 입국심사에 걸려 오랜 시간 잡혀있다고 한다. 숙박지도 없고 돈도 한 푼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런던에서 몰래 취업할 걸로 오해 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의심 살만한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걸리는 일이 없다고 하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내 발음까지 교정해주던 입국심사관 


나 같은 경우는 정말 황당하고 간단하게 입국심사에 통과했다.


“무슨 목적으로 왔니”

“트레블”

“얼마나 있을 거니”

“파이브 데이” (손가락을 펼치며)

“그 다음 여행지는 어디니”

“벨기에~”


그런데 여기서!!! 벨기에가 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 나는 벨기에 외국어도 벨기에 인줄 알았다. 한국말이 벨기에였지 영어로 ‘벨지움’이라 한다. 이때 입국 심사관이 벨기에를 알아듣지 못해 다시 묻더라.


“어디?”

“벨기에”

“벨? 어디? 뭐라고?”

“벨...벨..”

“벨지움?”

“오, 예스 벨지움!!!”

“발음이 아니야 날 따라해봐 벨~지~움”

“벨지움~”

“아니야 다시 따라해, 벨~지~움” (활짝 웃으며)

“벨~지~움”

“오케이 좋은 여행해~”


벨기에는 영어로 ‘벨지움’이라고 얘기하더라. 초등학생 수준에도 못 미치는 영어를 구사하는 나는 ‘다른 질문이 나오면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속으로 걱정 참 많이 했는데 발음까지 교정해주시고 간단하게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다. 뭔가 출발이 좋은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 옆자리에 탔던 승객도 저쪽에서 여러 질문 공세에 굴하지 않고 깔끔하게 대답하며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나의 런던 여행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저렴한 항공권 구입팁 총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