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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x Oct 07. 2024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너와 나, 그들도 첫사랑이었을까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건축학개론'의 주장이었다. 첫사랑, 그 얼마나 달콤하고 가슴 설레는 단어인가.

'패스트 라이브즈'도 또 한 편의 첫사랑 이야기다.

아니, 조금 시니컬하게, 멀리서가 아니고 가까이 들여다보면 첫사랑이고 싶은, 아련한 유년시절의 풋사랑일 수도 있겠다. 사실 사랑이라기보다는 그리운 나의 어릴 적에 대한 몽환적인 그림이야기랄까.

사실 최근 보고 싶었던 영화는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였는데 우연찮게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셀린 송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아버지가 송능한 감독이다. 무려 'No.3'의 감독이 아버지라니... 그녀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12살에 이민을 갔고 영화 속에는 그녀의 바람이나 생각들이 녹아져 있는 것 같았다.

(영화 속에서도 그녀의 아버지가 영화감독으로 나오는데  'No.11'가 작품 중 하나로 나온다).

주인공 남녀는 12살에 만났다 헤어지고, 12년 만에 한국과 미국에서 인터넷 등으로 조우하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그 12년 후 뉴욕에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과거와 현재의 삶은 무엇일까. 그들이 말하는 8천 겁의 인연이 있어야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는 걸까 하고 그들은 묻는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얘기는 첫사랑이라는 단어와 콜라보를 이루면서 상상력을 극대화시키지만, 8천 겁과 부부로 나아가면 뭔가 뜬금없이 묵직해지는 기분은 나만의 느낌일까.

(남자 주인공 친구로 장기하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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