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고니아'...너 외계인이지?

Bugonia

by Jonx

영화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가 원작이다.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과는 달리 흥행은 폭망 했기 때문에 그의 새로운 영화를 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긴, 박찬욱 감독의 데뷔작은 '달은...해가 꾸는 꿈'이었는데, 매우 심하게 흥행에 실패한 후 우여곡절 끝에 'JSA 공동경비구역'으로 재기한 바 있다.

'달은...해가 꾸는 꿈'은 당시 한국 기원이 있던 관훈동의 명보아트홀에서 개봉했는데, 영화 간판이 극장 간판장이가 직접 손으로 그린 것이었고 주인공이 가수 이승철이라 눈여겨봤던 기억이 있다. 가수 이승철이 주인공? 망하겠구만~하며 그 앞을 지나가다 이창호 사범과 눈을 마주쳤던 순간이 떠오른다.

장준환 감독은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이어서 여럿이 모이면 티가 나지 않는 스타일인데, 어느 날 들고 나온 영화 작품이 '지구를 지켜라'여서 주변 지인들이 다들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부고니아'의 감독은 요르고스 란티모스라는 그리스 남자인데 킬링 디어, 가벼운 것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등을 만들었고, 우리나라의 박찬욱 감독처럼 다소 부조리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설정의 작품들을 감독해서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께름칙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는 감독이다. 거기에 비슷한 부류의 제작자와 각본가가 합심해 만든 영화이기에 그 불편함은 가히 상상 이상의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나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깜짝 놀랐는데 남자 주인공이 LA 다저스의 전설 클레이튼 커쇼 아닌가. 제시 플레먼스라는 배우인데 내가 보기엔 커쇼랑 정말 닮았다. 나중에 커쇼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면 꼭 주인공으로 써야 할 배우. 그는 평소, 맷 데이먼이나 필립 시모어 호프만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런 그의 배우자는 스파이더맨의 그녀, 커스틴 던스트.

'부고니아'는 테디가 사촌 돈과 함께 미셸을 납치한다는 스토리다. 그들은 거사를 치르기 전, 화학적 거세를 하고 제니퍼 애니스턴의 가면을 쓰고 미셸을 납치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미셸에게 당신이 외계인인 것을 안다며 다가올 월식에 그녀의 모선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종용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모선과 연결하는 통신 매개체이기에 삭발시켜 버리고, 피부에는 신경계를 약화하기 위해 스킨크림을 잔뜩 바른 채로.

'부고니아'는 박찬욱식의 영화처럼 보고 나면 뭔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살짝 부담되는 영화다. 그러나, '지구를 지켜라'를 흥미롭게 본 사람이라면 새로운 시각의 영화로 볼 만하다. 얼마 전, 개봉했던 데미 무어 주연의 '서브스턴스'보다는 다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가 끝나면, 테디와 돈이 미셸을 전기고문하기 전, 볼륨을 크게 하고 트는 그린데이의 'Basket case'가 다시금 듣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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