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추억 여행기
12. 료마의 고향 코치를 가다, 2001
코치(高知) 그러면 매우 낯선 지역이다.
시고쿠로 불리는 큰 섬의 중심도시 중 하나이다.
우동으로 유명한 마쓰야마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갔다.
한국인 관광객도 매우 적다.
3개의 키워드가 있다.
쿠로시오, 료마, 앙팡맨.
쿠로시오(黒潮) 해류: 타이완에서
일본을 거쳐 흐르며 난류의 일종.
사카모토 료마(坂本 龍馬):
일본 근대 이전 선각자. 일본 국민들이 사랑하는,
메이지 유신을 앞당긴 개혁적 무사.
야나세 다카시(やなせたかし):
<앙팡맨>(호빵맨)의 작가로
도쿄에서 태어나 코치에서 자랐다.
쿠로시오로 유명하고 료마의 고향이자
앙팡맨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당시 지도교수가 이곳에서 유명한
망가고시엔 심사위원으로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몇 명이 따라나섰다.
망가고시엔은 일본 국민들이
8월 땡볕에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대회에
열광하는
야구 고시엔을 본 따 만든
'전국 고교만화선수권 대회'.
꽤 유명해 행사로서 성공했다.
이후 판화고시엔 같은 수많은 아류들이 많이 생겼다.
바다와 가까워서 그런가 도시는 다소 습해 보였다.
가장 놀라운 점은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놀라워한다.
당연하지.
태평양 쪽 저 구석에 있는 먼 고장을
누구라서 올 것인가.
망가고시엔은 젊음으로 빛났다.
각 학교 당 부스 하나에 지도교사와
네댓 명의 학생이
주제를 본부석에서 내 걸면
만화를 제한시간 내 그리고 심사한다.
조선시대 과거시험과 유사하다.
지역특산물 판매 코너와
지역 방송국 생방송도 한다.
지역 축제 맞다.
앙팡맨 박물관 보다
사실 시내 요코야마 류이치 만화박물관을 찾았다.
후쿠짱이라는 캐릭터로 근대시기
일본인들이 사랑했던
네 칸 만화 주인공 작가이다.
일본에 만화가 이름을 딴 박물관이
90여 개 있다고 하는데
2000년대 초반이라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시기 상점가에서는 마츠리도 열렸는데
집단 군무가 장관이었다.
교토에서 보는 마츠리는 형식적인 면이
도드라졌는데
이곳은 모두가 같이 즐기는 인상을 받았다.
요사코이 축제라고 하는데 매년
8월 9일쯤 열린다고 한다.
약 200여 팀 약 18,000여 명이
춤을 춘다고 하니
꽤 큰 마츠리이다.
사실 료마는 최근에 더 자세하게 알게되었는데
그의 소설과 만화를 읽고
많은 사색을 하게 한 인물이다.
비운의 주인공답게
젊은 날 암살당하고 사랑했던 연인은 애달파한다.
료마가 쿠로시오 바다를 보며
조국의 안위를 걱정했듯
조선의 젊은 선각자들의 비운의 삶도 오버랩된다.
근대화에 성공한 것 까지는 좋은데
제국주의로 가면서
패망에 이르렀던 일본,
거품이 꺼지면서 헤매는
작금의 일본을 보면 료마는 뭐라 할 것인가.
사누끼 우동을 먹으러 갔다가
렌터카로 좀 더 아래쪽으로 가면 바로 그곳에
조용하고 지역색이 짙은 코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