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추억 여행기
61. 자전거 풍경, 2001
동네에서는 중학교만 가면
모두 자전거를 탔다.
읍내 학교는
걷기도 버스 타기도 애매한
2~3Km 거리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버스도 하루에 몇 번 없는 데다
종점에서부터 학생들이
콩나물처럼 타고 오는 만원 버스라서
겨우 몸을 끼여 타기도 버겁다.
아버지 짐 자전거를 갖고 연습하다
논두렁에 몇 번 처박히면
점점 운전실력이 늘게 된다.
중, 고등학교 6년을 자전거 통학했다.
다리 건강은 아마도
그때 자전거 덕분일 것이다.
다시 자전거를 탄 것은 유학 때.
일본은 자전거 천국이었다.
학교도 슈퍼도 알바도 자전거로 통한다.
인도에서도 탈 수 있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잘되어 있다.
벤츠 타는 아저씨도 자전거를 한 대씩 있다.
게다가 교통비가 상대적으로 비싸
자전거를 유용하게 사용했다.
가자마자 국제교류회관에서
중고용 자전거를
3,000엔에 싸게 구입했다.
학생들은 최신 멋진 모델을 타고 다녔지만
아저씨인 나는 그런 건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주부들이 타고 다니는
작은 연두색 자전거가 내 애마였다.
2년 반을 타고 후배에게 주는데
나랑 고락을 같이해서 그런가 짠했다.
사진이라도 찍어 둘 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와 교토 어디든 달렸던 고마운 친구.
2000년대 딸과 자전거를 같이
서울 중랑천에서 타며
그렇게 자전거와의 인연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