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 일기 2 >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 창문 가에 벌레 한 마리가 널브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얘는 왜 여기서 죽었지?’라는 궁금증과 함께 갑자기 이카루스가 떠올랐다. 밀랍으로 만들어진 날개를 달고 화려한 태양을 향해 높이 더 높이 날아오르는 이카루스.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당부를 잊은 채 욕망에 눈이 먼 이카루스는 강렬한 태양 빛을 향해 위로... 위로... 날아오르고... 날아오르고... 결국 밀랍으로 만들어진 그의 날개는 뜨거운 태양 빛을 이기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이카루스는 땅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
뜨거운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는 창가에서 죽음을 맞이한 벌레를 보면서 ‘얘도 어찌 보면 이카루스네. 자기 몸이 쨍한 태양빛에 타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밖으로 나가보겠다는 욕망 하나로 바둥대다 그만 생을 마감했네 ㅠㅠㅠ.’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그럼,
‘나는 어떤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카루스처럼 욕망에 사로잡혀 끝없이 무언가를 찾아 올라가려고만 하지 않는지, 트리나 폴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에서처럼 호랑나비 애벌레가 되어 높은 장대 위를 끝없이 올라가고 있진 않는지...
성경 속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왕이면서 지혜의 왕으로 유명하다. 에티오피아의 스바 여왕이 솔로몬에게 지혜를 구하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지혜가 뛰어났다고 한다(물론 그 지혜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지만). 그런 지혜로운 왕이 노년에는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전도서에서 말하고 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전도서 1장 1절 ~ 4절)
나는 내 마음에 이르기를 자, 내가 시험 삼아 너를 즐겁게 하리니 너는 낙을 누리라 하였으나 보라 이것도 헛되도다(전도서 2장 1절)
그 후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전도서 2장 11절)
온통 황금으로 꾸며진 화려한 궁궐에서 부와 명예, 권력 등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렸던 솔로몬. 그 모든 것을 누렸던 솔로몬은 그의 노년에 “모든 것이 헛되다!”라는 말로 자신의 심정을 대변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은 영원히 있을 것이라 그 위에 더할 수도 없고 그것에서 덜 할 수도 없나니 하나님이 이같이 행하심은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경외하게 하려 하심인 줄을 내가 알았도다(전도서 3장 12절~14절)
라고 말하고 있다.
아직도 내 안에 욕망에 눈이 먼 이카루스가, 호랑나비 애벌레가 있는 건 아닌지 늘 돌아볼 일이다.
노년의 솔로몬의 고백처럼,
“모든 것은 헛되어 다 사라지나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은 영원하다.”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헛된 것에 매달리지 말고 오직 영원하신 하나님만 경외하며 그분과 동행하는 삶이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