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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Oct 03. 2022

비오는 날 달리기를 한다는 건

2022년 국제평화마라톤 대회 - 10km

아침부터 비가 왔다. 정확하게는 전 날 저녁부터 쏟아졌다. 아침 9시 달리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대회 사무국에서는 비가 와도 정상적으로 대회를 진행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와서 잘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이른 시각 출발점에 도착하니 비 옷을 입고 사람들은 몸을 풀고 있었다. 나도 좀 뛰어볼까 하다가 비에 젖은 채 오랫동안 있으면 추울 것 같아 비를 피하며 몸을 풀었다. 사전에 받은 번호표를 가슴에 달고 출발선에 섰다. 사회자 배동성의 우렁찬 목소리.

아무리 10km라고 해도 얕보지 말고 건강하게 뛰자고.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그의 말이 힘이 된다. 힘찬 출발 구령과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천천히 탄천으로 내려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잠실대교를 거쳐 올림픽대교에서 반환점을 돌고 오는 코스.


10살 마라톤 신동이라 불리는 꼬마가 10km 코스를 같이 뛴다. 웬만한 어른보다 훨씬 빠른 꼬마. 이미 그 친구는 저 앞으로. 나는 나의 페이스로 뛴다. 여기저기 물 웅덩이가 있어 피하느라 바쁘다. 비가 와서 좋은 건 자전거가 없다는 것.


주말에 자전거를 탈 때 가끔 달리기 대회가 열리는 것을 본다. 어찌나 불편하던지. 하지만 반대 입장이 되고, 비가 와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수월하던지. 뛰다 보니 시간차를 두고 출발한 5km 선수들이 반환점을 돌고 스쳐 지나간다. 엄청난 속도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보낸다.


달리기 유튜브에서 가끔 봤던 아마추어 최상위 랭커 이수훈 선수가 보인다. 역시 5km 1등. 나도 힘을 내본다. 5km 반환점을 돌고 8km를 지나서 나머지 2km는 힘을 내서 뛴다. 점점 속도를 높이고 사람들을 앞지르며 뛴다. 몸에 열이 나고 심장 뛰는 게 느껴진다.


힘들지만 골인점이 얼마 안 남았으니 더 힘을 내본다. '러너스 하이'까지는 아니지만 기분이 좋고 더 뛰고 싶다. 더 빨리 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10km 골인. 물을 한 잔 마시고, 기념 메달을 받았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춥지 않다.


--


이렇게 올해 2번째 달리기 대회 마무리.

다음 달에는 선샤인레이스 뚝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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