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것처럼 보이는 60대 노부인. 그녀의 이름은 조각. 킬러다. 한때 업계에서 최고라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 몸도 마음도 실력도. 기억이 희미해진다.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끊임없이 확인하지만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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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에이전시 소속의 투우. 그는 업계에서 떠오르는 스타. 조각은 투우가 계속 마음에 걸린다. 이상하게 틱틱대고 시비를 건다. 투우는 조각에게 갚아야 할 것이 있다. 투우가 어렸을 때, 조각이 킬러로 전성기였을 때. 조각은 킬러이기 이전에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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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순간을 투우는 놓치지 않는다. 투우와 조각의 결투. 투우가 죽기 직전 조각이 말한다. "니가 바로 그 애구나." 투우는 말한다. "정말 기억나?" 그녀는 정말 기억하고 있었던 것일까. 조각은 죽음은 선택하지 않는다. 고독하지만 다시 한번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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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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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과, 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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