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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Nov 19. 2022

“혹시 러너세요?”

선샤인레이스 - 10km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샴푸를 하려고 의자에 앉았는데 원장님이 물었다. "혹시 러너세요?" 마침 아침에 뚝섬에서 열린 선샤인레이스 10km를 달린 후였고, 런닝화를 신고 있었다. 원장님도 매일 달리기를 하는데 최근 무리를 하다가 부상으로 회복 중인 상황이라고.


기록을 보니 나는 10km를 1시간에 뛰는 수준인데 그분은 40분 후반대였다. 상당한 실력의 러너. 아직은 내가 따라갈 수 없는 고수의 경지. 아침의 달리기가 생각났다. 출전자는 약 400명.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가볍게 몸을 풀고 뚝섬 공원에서 잠실대교 쪽으로 출발했다.


우측에 있는 한강이 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살짝 선선한 정도의 기분 좋은 날씨.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산책을 하는 사람들, 앉아서 쉬는 사람들. 잠실대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를 지나 반환점을 돌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나의 승부처는 마지막 2km.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앞서가는 사람들의 속도가 줄어들 때 한 명씩 지나쳐 앞으로 나갔다. 마지막 500m가 남았을 때는 온 힘을 다해 전력 질주를 했다. 기념 메달과 간식을 받고 잠시 바닥에 앉아 한강을 바라봤다. 한강은 아무렇지 않게 잔잔했고 햇볕이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원장님은 내년 봄 동아 마라톤에서 풀코스를 뛸 거라고 했다.

나는 그때도 10km를 뛸 예정이다. 나만의 경쟁을 하며.


#러닝 #달리기 #달리기를말할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 #선샤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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