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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Apr 02. 2023

친구가 절교을 선언했다

이니셰린의 밴시 - 영화

1923년 아일랜드섬 이니셰린이 배경이다. 콜름과 파우릭은 성향은 다르지만, 섬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절친이다. 펍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몇 시간이고 얘기를 나누던 그들. 어느 날 콜름은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한다. 더 이상 말을 걸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

파우릭은 이해할 수 없다. 갑자기 왜? 콜름은 파우릭과의 대화를 거부하지만, 다른 이들과는 예전과 같다. 친절하고 지적이며 매력적이다. 이해할 수 없어 몇 번이나 대화를 시도하는 파우릭에게 콜름은 말한다. 한 번만 더 말을 걸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파우릭은 콜름의 나이스함이 그립다. 그의 친절함과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눌 때의 행복. 파우릭은 술의 힘을 빌려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콜름은 자기 말대로 손가락을 잘라 파우릭에게 던진다. 다시는 말을 걸지 말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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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쓰리 빌보드를 만든 마틴 맥도나의 신작이다. 감독은 아일랜드 출신. 1923년은 아일랜드 내전이 있었던 해. 이니셰린 섬에서 들리는 본토의 대포 소리. 그 소리를 들으며 콜름과 파우릭은 소리 없는 전쟁을 한다. 절교를 선언한 콜름의 심정, 그걸 이해할 수 없는 파우릭의 답답한 마음.

절교를 했고, 감정의 골은 극한으로 치닫지만,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를 그들은 진심으로 아껴준다. 파우릭의 당나귀, 콜름의 개.

"Thanks for lookin' after me dog for me"

"Anyways"


#영화 #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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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ansheesofinish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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