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알람 소리에 강낫또씨는 잠에서 깼다. 그는 방바닥에 있는 핸드폰을 들어 알람을 끄고 유튜브 앱을 실행시켰다. 그는 ‘내 채널’ 탭으로 들어가서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확인했다.
총 조회 수는 289회, 구독자 수 0명.
어제 잠들기 직전 확인했을 때 조회 수가 288회였으니 누군가 1회 클릭을 한 것이었다. 비록 조회 수가 1회 추가된 것이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밤사이 조회 수에 변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누가 자신의 채널에 있는 동영상을 봤을까 상상해 봤다.
그는 새벽 3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는데 그렇다면 새벽 3시 이후에 동영상을 봤다는 의미이다. 그는 생각한다. 도대체 누굴까. 내 영상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왜 구독 버튼은 누르지 않은 거지? 강낫또씨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따뜻한 물에 샤워한다.
그는 조회 수 1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일지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샤워를 마치고 뚝뚝 떨어지는 물을 수건으로 대충 닦고 밖으로 나왔다.
“여보 좋은 일 있어요?”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묻는다.
“아니, 좋은 일은 무슨. 왜?”
강낫또씨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는 것 같던데? 밖에서도 들렸어요”
아내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아. 들었어? 별일 아니야. 신경 쓰지마.”
그는 창피함을 느끼며 얼버무렸다.
자기도 모르게 큰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렸던 모양이다. 그는 아내가 차린 따뜻한 아침밥을 먹으며 조회 수 1의 주인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누굴까. 그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로 유튜브 스튜디오를 실행시키고 분석 탭에 들어가 살펴봤다.
새벽 5시에 조회 수 1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 옆에 시청 지속시간이 표시되었는데 4초로 나와 있었다. 4초. 강낫또씨가 올린 동영상은 12분짜리인데 시청 시간이 4초라는 것은 누군가 클릭을 했다가 바로 창을 닫았거나 뒤로 가기를 눌렀다는 의미였다.
즉 조회 수 1의 주인공은 동영상을 클릭만 하고 전혀 보지 않은 것이다. 강낫또씨는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하며 유튜브 스튜디오 창을 닫았다. 그가 올린 마지막 동영상은 2주 전에 업로드 한 것으로 12분짜리 동영상이었지만 촬영하고 편집하는데 걸린 시간은 10시간 이상이었다.
하지만 조회 수는 아직 2에 불과했다. 1은 자신이 올리고 나서 확인 차 들어가 본 것이 카운트된 것이고 나머지 1은 시청 지속시간 4초. 누군가 실수로 클릭한 것이 카운트된 것이다.
강낫또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건 3개월 전이다. 앞으로는 유튜브가 대세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감히 시작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 동창인 동민씨가 유튜브 방송으로 돈을 버는 것을 보며 강낫또씨도 용기를 내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동민씨는 외국계 은행에 다니다가 퇴사하고 자영업을 비교적 이른 나이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은행에 다닐 때 받던 월급과 비슷한 수준으로 돈을 벌었으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큰 빚을 떠안고 파산했다. 강낫또씨는 그런 동민씨를 위로해 준다고 6개월 동안 수차례 동민씨와 술자리를 가졌다.
동민씨는 이혼을 했고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너무 답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유튜브에 올렸는데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동민씨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랐고 자신의 파산 경험을 핸드폰으로 몇 편 더 찍어서 동영상을 업로드 했다.
단 3개의 동영상으로 총 조회수 100만 회, 구독자 5만 명이 모였다. 동민씨의 솔직한 실패 고백에 사람들은 공감했고 응원을 한다는 댓글이 하루에도 수백 개씩 달리기 시작했다. 동민씨는 그 후 꾸준히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며 소통했고 구독자 수는 8만 명이 넘게 되었다.
동민씨는 유튜브 수익으로 한 달에 500만원 이상을 벌었다.
강낫또씨는 그런 동민씨를 보며 본인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튜브에 발을 들이게 된 강낫또씨. 그는 영화를 소개해 주는 채널을 시작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선정해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집하고 본인 나름의 해설도 함께 넣었다.
영화를 소개해 주는 영상의 장점은 자신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는 그렇게 유튜브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