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점심시간, 빈 회의실을 찾아 핸드폰을 본다

소설

by 봉봉주세용

수요일 점심시간.


강낫또씨는 동료들에게 속이 안 좋아서 점심을 거르겠다고 얘기했다. 그는 커피 한잔을 뽑아 빈 회의실을 찾았다.


강낫또씨가 근무하는 층에는 회의실이 10개 가까이 있었는데 이미 대부분 회의실이 강낫또씨처럼 점심을 건너뛰고 쉬려는 동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회의실에 같이 들어가서 있을 수도 있었지만 강낫또씨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들도 편안하게 쉬고 강낫또씨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며 점심 시간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낫또씨는 구석에 있는 빈 회의실을 겨우 발견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회의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등받이를 최대한 뒤로 젖혔다.


신고 있던 구두를 벗고 발을 쭉 뻗어 다른 의자에 올렸다. 커피는 오른쪽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두고 주머니에서 핸드폰과 이어폰을 꺼냈다.




그는 핸드폰으로 네이버 앱을 실행시켜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를 몇 개 클릭해서 읽었다.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몇 년 전에 시구로 유명해진 여자 연예인이었다. 최근에 활동을 안 하는 연예인인데 왜 실시간검색에 올라왔을까 하는 생각에 클릭해 봤다.


외국에서 결혼하고 최근 국내에 있는 비싼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다는 그저 그런 스토리. 영양가 있는 기사는 아니었지만,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남북 관계에 이런저런 변화가 있다는 기사, 여당의 모 국회의원이 지방에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 기사, 그리고 2019년 부동산 위기가 올 거라는 분석 기사 등. 강낫또씨는 빠르게 기사를 읽어나갔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트렌드를 체크해야 한다는 나름의 위안과 함께.


그가 끝까지 다 읽은 기사는 없었다.


대충 제목만 보고 큰 글씨만 읽으며 빠르게 기사를 내려 댓글을 읽고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다. 메인에 있는 웬만한 기사를 다 체크하고 만족감을 느꼈다. 그는 옆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유튜브 어플을 실행시켰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추천 영상에 올라온 동영상을 훑어보며 어떤 것을 볼지 체크해 본다. 그가 최근에 본 영상은 경제, 부동산, 창업 관련 내용이었다. 유튜브는 자동으로 그가 본 동영상에 기반해서 추천 영상을 노출해 줬다.


그는 점심도 먹지 않고 이렇게 혼자 있는 소중한 시간에 아무 동영상이나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썸네일과 제목을 체크하며 어떤 동영상을 볼지 고민했다.


한참 동안 화면을 내리다 보니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의 신규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전문가의 닉네임은 ‘마케팅넘버원’인데 예전에 마케팅 업무를 했던 강낫또씨가 보기에도 확실히 실력 있는 마케터였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 하니 신뢰가 갔다. 그가 올린 신규 동영상 제목은 ‘단기간에 유튜브로 월 1000만 원 벌기’였다. 강낫또씨는 10분짜리 동영상을 클릭하며 월 1000만 원을 유튜브로 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동영상은 초반부터 강렬했다. 마케팅넘버원은 자신의 통장을 보여줬다. 통장에는 입금자 ‘주식회사 유튜브’라고 쓰여 있었고 ‘광고 정산료 1만2천 달러’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마케팅넘버원은 자신이 유튜브로 한 달에 월 1000만 원 이상 번다고 하면 사람들이 과장이 심하다는 말을 많이 해서 통장을 인증한다고 얘기했다. 강낫또씨는 궁금했다.


어떻게 유튜브로 월 1000만 원을 버는 거지?
어떤 비법이 있는 것일까?




강낫또씨는 동영상에 더 집중했다. 동영상을 끝까지 봤지만 어떻게 해서 유튜브로 월 1000만 원을 벌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마케팅넘버원이 유튜브로 월 1000만 원을 벌면서 어떻게 생활이 달라졌는지, 1000만 원으로 어떤 것을 사는지, 얼마나 경제적으로 여유로운지에 관한 내용만 나왔다.


그리고 그가 최근에 쇼핑한 명품 옷과 구두, 시계를 보여줬다. 강낫또씨는 동영상을 다 보고 혹시 자신이 놓친 것이 있는지 해서 동영상 중간으로 돌아가서 다시 영상을 봤다. 하지만 유튜브로 어떻게 해서 월 1000만 원을 버는지에 대한 비법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강낫또씨는 댓글을 읽어봤다.


마케팅넘버원님 너무 부러워요. 저도 그렇게 월 1000만 원씩 벌고 싶어요.
마케팅넘버원 형님 짱짱!
뵙고 비법을 전수 받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마케팅넘버원님. 너무 멋있어요. 혹시 저도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요?
나이는 어린 것 같지만 대단하시군요.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