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마케팅넘버원의 영상은 업로드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지만, 댓글이 꽤 많이 달려있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과 부럽다는 것.
가끔 악플이 달리기도 했지만 다른 댓글을 읽다가 다시 보면 악플이 삭제되어 있었다. 강낫또씨는 마케팅넘버원이 올린 영상을 몇 편 더 보고 구독 버튼을 눌렀다.
마케팅넘버원의 구독자 수는 3만 명 정도였다. 구독자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콘텐츠가 좋아 골수팬이 많은 것 같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케팅 노하우를 아낌없이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공개하는 마케팅넘버원에게 강낫또씨는 호감을 느꼈다.
그래서 마케팅넘버원이 올린 동영상마다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강낫또씨는 그날 퇴근하며 지하철에서 유튜브 앱을 실행했다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했다. 자신의 채널 정보에 구독자 수 1명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드디어 구독자가 생긴 것이다.
첫 구독자가 생긴다는 것. 그건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강낫또씨는 3개월 동안 수백 시간을 투자해서 영화 소개 동영상을 만들었던 게 생각났다.
어둡고 컴컴한 서재에서 수십 번, 수백 번씩 동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자막을 입히고 음악을 넣고 영화에 대한 짧은 감상을 녹음했던 순간. 그 모든 순간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자신이 올린 동영상을 볼 것이라는 믿음이 그를 버티게 했다.
그는 자신의 채널을 구독하는 행운의 첫 번째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누가 구독을 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마지막으로 올린 라라랜드 소개 영상을 클릭했다. 조회 수가 8이 되어 있었다.
동영상을 올린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조회 수가 8이라는 것은 대박 조짐이 보인다는 의미였다. 그는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혹시 주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지하철 안을 둘러봤다.
지하철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강낫또씨를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각자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강낫또씨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자신의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라라랜드 영상에는 댓글도 달려 있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달린 댓글이었다.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 유랑이
닉네임 ‘유랑이’인 사람이 남긴 첫 댓글.
강낫또씨는 진심이 담긴 댓글에 기분이 좋았다. 닉네임을 클릭해서 유랑이라는 사람이 어떤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지 들어가 봤는데 업로드된 동영상이 없었다.
아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동영상만 보는 사람인 것 같았다. 첫 구독자의 정체 역시 유랑이 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는 유랑이가 남긴 댓글에 좋아요 버튼을 클릭하고 답글을 남겼다.
“제 동영상을 봐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상으로 보답 드릴게요!!!”
강낫또씨는 본인이 남긴 댓글을 반복해서 읽어 보다가 느낌표를 3개나 찍은 것은 너무 감정을 드러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댓글 수정 버튼을 눌러 느낌표를 3개에서 1개로 고쳤다.
“제 동영상을 봐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상으로 보답 드릴게요!”
강낫또씨는 자신이 남긴 댓글을 다시 읽어보며 만족함을 느꼈다. 자신의 감정을 너무 드러내지도 않았고 그러면서 감사함을 적절하게 표시한 완벽한 답글이라고 생각했다.
강낫또씨는 자신에게도 드디어 구독자와 댓글이 달렸다는 것에 고무되었다. 강낫또씨는 유튜브를 시작하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동영상을 꽤 많이 봤다. 그 사람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것은 소통을 통한 즐거움이었다.
강낫또씨는 이제 비로소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록 1명의 구독자와 1개의 댓글이지만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강낫또씨는 주말에 어떤 동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릴지 생각했다. 구독자도 생겼으니 좀 더 높은 퀄리티의 영화소개 동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강낫또씨는 첫 번째 구독자가 생겼으니 이제 구독자 10명, 100명, 1000명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생각했다.
갑자기 유명해지면 어떡하지?
강낫또씨는 행복한 고민을 하며 핸드폰을 손에 든 채 지하철에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