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낫또씨는 주말에 자신의 18번째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소개 영상이었는데 퀸의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며 편집하다 보니 8분짜리 동영상을 만드는데 꼬박 7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작업한 동영상을 업로드 하고 2주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구독자 수는 1에서 변동이 없었고 총 조회 수 역시 자신이 클릭해서 본 것을 제외하면 거의 그대로였다.
강낫또씨는 매일 유튜브 스튜디오에 접속하여
자신이 올린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몇 번이나 노출이 되고
어떤 채널을 통해 시청자가 유입되는지 확인했다.
사실 어느 정도 조회 수가 있어야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데 업로드한 동영상 조회 수에 변동이 없으니 큰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강낫또씨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사람들에게 노출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태그를 다양하게 달아보기도 하고 썸네일을 만들어 핸드폰 화면에서 한 눈에 제목이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낫또씨가 올린 동영상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나면서 강낫또씨는 지쳐가고 있었다. 초기에는 동영상을 만들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들었으나 조회 수에 거의 변화가 없다 보니 황금 같은 주말에 동영상을 만드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면 더 생산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소개 영상은 업로드 한 지 4주가 지났지만, 조회 수는 자신이 처음에 업로드하고 클릭한 1에서 변동이 없었다.
강낫또씨는 소파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 추천 영상에 어떤 것이 올라왔는지 확인했다. 한참을 내리다 보니 마케팅넘버원이 며칠 전에 올린 동영상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마케팅넘버원의 채널에 들어갔을 때는 구독자 수가 3만 명이었는데 어느새 4만 명으로 늘어 있었다.
강낫또씨는 부러움을 느끼며 마케팅넘버원이 올린 최신 동영상을 클릭했다. 마케팅넘버원은 지방 출장을 가면서 동영상을 찍는다고 하며 차 안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얘기를 했다.
마케팅넘버원은 최근 이곳저곳에서 컨설팅을 해 달라는 연락이 너무 많이 온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컨설팅을 해 준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 줬다. 강낫또씨는 마케팅넘버원이 얘기하는 것을 들으며 자신도 컨설팅을 신청해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 마지막에 마케팅넘버원이 구독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자기가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많이 내고 있으니 감사의 마음으로 선착순 20명에게 무료로 컨설팅 강의를 해 주겠다고 했다.
구독자가 자신의 사연을 마케팅넘버원에게 메일로 보내면 확인해서 개별적으로 연락을 준다는 것이다. 강낫또씨는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을 전문가에게 무료로 컨설팅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강낫또씨는 바로 노트북을 켜서 정성스럽게 자신의 사연을 적었다.
회사생활 얘기부터 퇴사를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 유튜브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 노출이 거의 안 되고 있다는 이야기 등등. 메일을 쓰고 보내려고 읽어보니 메일 내용이 꽤 길었다.
약 4000자 분량이었는데 너무 긴 것 같아서 줄이려고 하다가 그대로 보내기로 했다. 아무래도 메일 내용이 길면 진정성이 있는 것 같고 정성스럽게 보여서 무료 컨설팅에 뽑힐 확률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강낫또씨는 메일을 보내며 제발 무료 컨설팅에 당첨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강낫또씨는 마케팅넘버원에게 메일을 보내고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메일 수신함을 확인하며 답장을 기다렸다. 메일을 보낸 다음 날 강낫또씨는 마케팅넘버원이 메일을 열었다는 것을 발신함에서 확인했다.
분명 메일을 읽었는데 왜 답장이 없을까?
강낫또씨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도 한 시간에 한번씩 핸드폰으로 개인 메일을 확인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애타게 기다렸지만 마케팅넘버원에게 답장이 없었다. 그 사이 마케팅넘버원의 동영상은 계속 업로드되고 있었다.
강낫또씨는 이미 20명이 뽑혀서 개별로 연락이 간 것인지, 아니면 아직 20명을 뽑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강낫또씨는 마케팅넘버원의 동영상에 댓글로 문의를 남겼다가 이내 지워버렸다. 그리고 다시 메일로 문의를 할까 생각했다.
만약 이미 무료 컨설팅 강의를 해 줄 20명을 뽑았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낫또씨는 문득 후회가 밀려왔다. 사연을 보낼 때 너무 길게 쓴 것 때문에 뽑히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감에 괴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