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낫또씨는 지수정 대리의 별로라는 말 한마디에 온몸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
“아. 내가 생각해도 별로인 것 같긴 해.”
강낫또씨가 우울하게 얘기했다.
“에이. 농담이에요 과장님.”
지수정 대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응? 농담이라고?”
“네. 올린 영상들이 생각보다 고퀄리티인데요? 대충 훑어봤지만 잘 만들어서 좀 놀랐어요.”
“그래? 휴. 그럼 다행이지.”
“밖에 사람들 기다리고 있으니까 저희는 이제 일어날까요? 커피는 제가 살게요. 커피 마시면서 얘기해 보자구요.”
“아니야, 커피도 내가 사야지. 얼마 전에 친구한테 폴바셋 쿠폰 카톡으로 선물 받은 거 있거든. 그거 쓰자.”
강낫또씨는 지수정 대리와 회사 바로 앞에 있는 폴바셋으로 갔다. 건물 1층 로비 공간에 작게 꾸며진 커피숍인데 테이블 간 거리가 있어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 걸 신경 쓰지 않고 얘기하기에 편했다.
강낫또씨는 친구에게 받은 ‘오늘도 힘내자 세트’ 쿠폰으로 주문했다. 지수정 대리는 온수에 2 샷의 리스트레토를 부어 만든 룽고를, 강낫또씨는 상하 목장 밀크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룽고는 맛이 너무 세지 않나?”
“좀 진하긴 한데 에스프레소보다 부드럽고 원두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제 입맛에는 맞는 거 같아요.”
“그렇구나. 난 예전에 한 번 마셨다가 너무 진해서 다 못 마시겠더라고.”
“그럴 수 있죠. 과장님은 여전히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네요.”
“그치. 난 여기 밀크 아이스크림이 제일 좋아. 하루에 10개라도 먹을 수 있겠어.”
“그렇죠. 과장님은 충분히 그렇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아까 동영상 올린 거 보니까 정성이 많이 들어갔을 거 같던데. 하나 만드는데도 시간 오래 걸렸죠?”
“맞아. 동영상 하나 만들려고 하면 주말 내내 작업해야 한다니까. 지금은 좀 빨라지긴 했는데. 이게 만만치 않아.”
“그럴 거 같아요. 하지만 단점이 있어요. 그렇게 동영상 만들 때 너무 정성이 들어가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 금방 지치거든요. 그러면 오래 못해요. 처음에는 간단하게 만들어서 올리는 게 좋아요. 올리는 사람도 지치지 않고 보는 사람도 가볍게 볼 수 있는 걸루요.”
“아. 그렇긴 하지. 동영상 하나 만들면 완전히 진이 빠지니까. 다음에는 좀 가볍게 만들어 봐야겠네.”
과장님은 유튜브를 왜 하시는 거예요?
“난 유튜브가 앞으로 돈이 된다고 하니까 시작했지. 예전에는 검색할 때 네이버에서 했지만, 지금은 유튜브로 검색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잖아?
나부터도 그러니까. 영상 만들어서 꾸준히 올리다 보면 언젠가 조회 수가 폭발해서 그걸로 광고 수익이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하고 있지.”
한마디로 돈을 벌려고 유튜브를 하는 거잖아요?
“그렇지.”
“근데 유튜브로 수익 내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요즘 언론에 유튜브로 성공한 사람 기사가 종종 나오잖아요? 어디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그건 정말 극소수의 성공한 사람인 거에요.
아무도 유튜브에 관심 두지 않을 때 몇 년 동안 꾸준히 영상 만들어 올리면서 조금씩 구독자 모으고 조회 수 늘려간 사람들이 이제 빛을 보는 거거든요. 최소 몇 년 동안은 아무런 광고 수입 없이 영상 올렸던 사람들이에요.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긴. 그렇긴 하겠네. 근데 보면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구독자 3만 명, 4만 명 모았다고 하는 영상도 꽤 올라오던데.”
“그런 사람도 있죠. 있긴 있어요. 근데 그렇게 하려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해요. 어떤 영상을 올릴지 하루 종일 생각해서 영상 찍어서 올리고.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사람에게 영상이 노출될지 계속 고민하고.
예를 들면 과장님 동영상에는 얼굴이 안 나오잖아요? 영화 하이라이트 영상이랑 목소리만 들어가는 거니까. 자기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올리는 영상은 한계가 있어요. 일단 사람들이 영상을 올린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어야 다음 영상도 보고 구독도 누르는 거거든요.
한마디로 연예인이 된다고 생각해야 하는 거예요.
연예인이 방송에 나와서 자기 얼굴이랑 생활을 보여주잖아요? 만약 연예인이 방송에서 얼굴은 나오지 않고 목소리만 나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느 정도 호감을 쌓을 수는 있지만, 한계가 있지 않겠어요? 유튜브를 제대로 하려면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노출해야 해요.
얼굴을 드러내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솔직함, 그리고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무언가. 그게 포인트거든요.”
지수정 대리는 강낫또씨에게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얘기했다. 강낫또씨는 지수정 대리가 말하는 것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유튜브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면서 안일하게 유튜브를 하고 있었다.
지수정 대리와 헤어지며 강낫또씨는 자기 자신에게 질문했다.
유튜브에 모든 것을 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