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워크숍 오후 세션 시간.
강낫또씨는 워크숍에 빠져들었다. 강낫또씨뿐 아니라 참석자 모두 워크숍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었다. 점심시간은 따로 없었고 핑크히포가 준비한 고급 한정식 도시락을 먹으며 워크숍을 이어갔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발표와 질문, 사례 공유가 이어졌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볼 때는 아무런 준비 없이 동영상을 찍는 것 같았던 유튜버도 철저한 준비와 나름의 전략을 갖고 채널을 키워가고 있었다.
워크숍 마지막 시간에는 조별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조마다 멘토가 한 명씩 붙었는데 강낫또씨 조는 핑크히포가 직접 코멘트를 해 줬다. 강낫또씨 조원은 5명이었다.
안띠푸라민, 록시녹C, 송파인어, 레드보틀, 그리고 강낫또씨.
레드보틀은 대학생인데 휴학하고 경기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20대 남학생이다.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지하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유명한 커피숍을 찾아다니며 커피를 마시고 평을 하는 동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되어서 아직 구독자는 거의 없었지만 영상이 좋았다. 강낫또씨도 영상을 보고 레드보틀이 소개하는 커피숍에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보틀은 자신이 올린 동영상을 보고 자기가 운영하는 커피숍에 방문하는 사람도 몇 명 있었다고 얘기했다.
송파인어는 외항사 승무원을 하다가 그만두고 필라테스와 프리다이빙 강사를 하는 30대 초반의 여성이다. 한 번씩 쇼핑몰 피팅 모델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그녀는 전문적인 편집 없이 바닷속에서 유영하는 모습의 동영상을 올렸다.
송파인어는 인스타를 함께 운영했는데 동영상을 보고 프리다이빙이나 필라테스 강의를 문의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했다. 구독자는 2000명 정도 되었는데 전문적인 편집이 들어가면 훨씬 좋은 영상이 나올 것 같았다.
록시녹C는 대학생인 줄 알았는데 30대 중반의 회사원이었다. 여행을 소재로 영상을 올렸는데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번갈아 가며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고 있었다.
록시녹C는 유튜브를 한 지 제일 오래됐는데 2년 동안 약 100여 편의 동영상을 업로드 했다. 구독자도 1만 명 가까이 되었는데 절반 정도는 중국 사람이 구독하는 것이라 했다.
강낫또씨가 제일 인상 깊었던 시간은 안띠푸라민이 자신을 소개하고 영상을 보여줬을 때였다. 안띠푸라민은 73살 할아버지였는데 맨몸운동을 주제로 동영상을 올리고 있었다. 영상에서 안띠푸라민은 숏팬츠를 입고 상체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등장했는데 웬만한 20-30대 운동 좀 했다는 사람보다 몸이 좋았다.
특히 팔근육이 도드라졌는데 이두에 힘을 주면 힘줄이 툭 튀어나오며 알통이 볼록하게 솟았다. 안띠푸라민은 한 번씩 티브이에도 나오는 유명인사였다.
국내에서 열리는 시니어 보디빌딩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는데 어떻게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안띠푸라민의 몸은 도저히 70대 몸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안띠푸라민은 앞으로 약에 대해서도 얘기할 거라고 했다.
주위에서 운동하는 사람 중 많은 사람이 약을 맞으며 운동을 하는데 그 부작용이 크다고 했다.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인데 어느 순간 근육을 더 키우기 위해 약을 먹고 맞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 안띠푸라민은 건강을 해치며 운동을 하는 그런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그 위험성을 알리고 건강하게 운동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강낫또씨는 안띠푸라민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앉아 있는 다른 사람도 안띠푸라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핑크히포는 표정이 어두웠다.
“안띠푸라민님 영상 잘 봤습니다. 계획도 좋아요. 하지만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됩니다.”
핑크히포가 말했다.
조원들은 모두 핑크히포를 주목했다.
“어떤 점에서요?”
안띠푸라민이 물었다.
“제가 보디빌딩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친한 친구가 보디빌딩을 해서 그쪽 세계에 대해 좀 알아요. 약물 사용은 다들 알고는 있지만 쉬쉬하는 소재잖아요? 워낙 민감한 소재라서요. 안띠푸라민님이 그걸 저격하면 후폭풍이 거셀 거고 감당하기 쉽지 않을 거 같아서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거니까요. 제가 이 나이에 무서울 게 뭐 있겠습니까. 해 보죠. 뭐.”
안띠푸라민은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얘기했다. 조원들은 안띠푸라민을 보며 다시 한번 손뼉을 쳤다. 핑크히포는 안띠푸라민과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