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낫또씨도 자신의 채널을 조원들에게 공유했다. 영상이 깔끔하고 잘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코멘트가 대부분이었는데 핑크히포만 다른 의견을 줬다.
영상이 깔끔하지만, 특색이 없어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다.
강낫또씨와 비슷한 영화 소개 영상이 넘쳐난다는 것
그리고 이미 그 분야에는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유튜버가 많아서 강낫또씨의 영상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유튜브 채널을 키우고 싶으면 콘텐츠 주제를 바꿔볼 것을 고민해 보라고 했다. 현실적인 조언에 강낫또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강낫또씨가 고민하는 부분을 핑크히포가 지적해 준 것이다.
워크숍은 저녁 7시에 종료되었다. 강낫또씨 조는 근처에 있는 무한리필 소고기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 다들 집으로 가야 할 길이 멀었지만, 그냥 헤어지기에는 아쉬웠다.
소고기 가게에 도착하니 워크숍에서 인사했던 낯익은 얼굴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른 조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매일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만 보다가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니 신선한 자극을 받았을 것이고 그냥 헤어지기 아쉬웠을 것이다.
강낫또씨는 그날 오랜만에 술을 많이 마셨다. 강낫또씨 뿐 아니라 함께 저녁을 먹은 조원들도 만취했고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음 날 아침부터 프리다이빙 강습이 있다는 송파인어는 초반에 반 잔씩 소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필이 받았는지 맥주잔에 소맥을 말아 모두에게 돌리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록시녹C는 500cc 잔에 담긴 생맥주를 거의 원샷하다시피 하며 마셨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10잔 가까이가 되었다. 가장 어린 레드보틀은 의외로 말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역할을 했다.
제일 말이 많은 사람은 안띠푸라민이었다. 점잖고 분위기를 잡을 것 같았던 안띠푸라민은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가 얇고 가벼웠는데 달변이라 듣고만 있어도 재미있었다.
강낫또씨도 말을 많이 했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렇게 허물없이 얘기하고 즐겁게 술자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대학교 때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술 마시며 떠들었을 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자. 다들 즐겁게 마셨죠?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자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식당 주인아저씨가 가게 영업시간이 끝난 지 30분이 넘었는데 이제는 진짜 닫아야 한다고 마무리 좀 해 달라고 하시네요.”
강낫또씨가 일어나서 자리를 정리하자고 얘기했다. 모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다음 날이 토요일이긴 하지만 이미 저녁 11시가 넘은 시간이라 이제는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었다.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오프라인에서 유튜브 활성화 모임을 하기로 했다.
즉석에서 모임 이름도 만들었는데
록시녹C가 제안한 ‘유너레이션’으로 정했다.
‘유너레이션’은 유튜브와 제너레이션을 합성한 말이었는데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유너레이션’ 회장은 안띠푸라민, 총무는 강낫또씨가 맡기로 했고 네이버 밴드를 개설해서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채널을 모니터링 해 주며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강낫또씨는 오랜만에 맡는 조직 감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다음 날 아침 강낫또씨는 상쾌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술을 많이 마셨지만, 숙취는 없었다. 아내인 유정씨는 이미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낫또씨는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해 둔 녹차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어제 워크숍 재밌었나 봐요?”
유정씨가 냄비 불을 줄이며 얘기했다.
“아. 내 인생 최고의 워크숍이었어.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지금까지는 시행착오라고 해야 할까?
아! 핑크히포 알지? 그 먹방계의 카리스마라는 핑크히포. 그 사람이 우리 조 멘토링 해 줬잖아.”
“정말요? 핑크히포 요즘 종편에 자주 나오잖아요. 맛집 찾아가는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나오잖아요. 유명한 사람한테 멘토링을 받았네요?”
“응. 운이 좋았어. 5명이 한 조로 해서 워크숍 진행했는데. 조원도 다들 괜찮더라고. 맨몸운동 채널 운영하는 할아버지도 있었고 프리다이빙 강사, 커피숍 운영하는 대학생, 3개 언어로 브이로그 찍는 회사원까지. 내가 제일 평범했어.”
“그래요? 혹시 맨몸운동 하는 할아버지는 안띠푸라민 아니에요?”
“맞아. 어떻게 알았어?”
“아. 그 할아버지 한 번씩 티브이에 나와요. 몸 엄청 좋고 분위기가 근사하잖아요? 한 번씩 인기 글에 그 할아버지 기사 떠서 알고 있어요.”
“그렇구나. 그 할아버지가 조 모임 회장 하기로 했어. 근데 말이 좀 많아.”
“그래요? 외모는 중후하고 점잖은 느낌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