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창수삼촌 저격 영상 이후 강낫또씨는 한동안 유튜브를 할 수 없었다. 본인도 감당할 수 없는 조회 수와 댓글,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상 때문에 유튜브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영상을 찍고 싶은 생각도, 영상에 달린 댓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심지어 심각하게 유튜브를 그만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며 모든 것을 걸고 유튜브를 한다고 결심했지만, 점점 자신감이 떨어졌다.
하루는 동네 마트에서 카트를 끌며 장을 보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강낫또씨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유튜브에 저격 영상 올리신 분 아니세요? 무슨 낫또씨? 아. 강낫또씨!”
“네. 맞아요. 유튜브에서 강낫또tv 채널 운영하고 있어요.”
강낫또씨는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났다.
하지만 기분이 좋다는 느낌보다 민망함이 앞섰다. 흥분한 상태에서 거칠게 얘기하는 자신의 영상을 봤다는 것 자체가 창피했다. 얼른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아주머니는 따라오며 말을 걸었다.
“이 근처에 사세요? 동네 주민이구나. 너무 반가워요! 영상 잘 봤어요. 그 남자 때문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계모임 단체 카톡방이 있는데 거기에 영상이 올라와서 보게 됐어요.”
“그러시군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괜찮아요. 그때 너무 흥분해서 영상 올린 건데. 민망하네요.”
“에이. 아니에요. 강낫또씨가 올린 영상 보고 저도 울었어요. 사실 우리 집도 IMF 때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요. 아. 철이엄마. 저번에 내가 영상 보내준 거 있잖아? 왜 사기꾼 저격하는 영상. 이분이 그 강낫또씨래.”
아주머니는 근처에서 장을 보던 철이엄마라는 아주머니를 불러 강낫또씨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영상 잘 봤어요. 이렇게 보니까 실물이 훨씬 낫네요? 영상에서 봤을 때는 거친 이미지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차분하시고 훨씬 잘 생기셨어요.”
철이엄마라는 아주머니가 카트를 끌고 다가오며 말했다.
“네네. 이렇게 영상을 보고 알아봐 주시는 분을 만난 건 처음이에요. 영상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채널 안에 다른 영상도 있으니까 나중에 한 번씩 보시고 좋아요랑 구독 버튼 눌러주세요.”
강낫또씨는 서둘러서 인사를 하며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그럼요. 도전하는 영상 몇 개 봤어요. 특히 발레에 도전하는 영상은 너무 좋았어요.”
철이엄마가 웃으며 얘기했다.
강낫또씨는 다시 한번 인사를 꾸벅하고 카트를 밀며 계산대로 향했다. 등 뒤로 느껴지는 아주머니들의 시선. 그는 샴푸와 세제를 더 사야 했지만 그냥 계산하고 나가기로 했다.
자신의 얼굴을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특히 자신의 내면에 있는 모습이 그대로 표출된 저격 영상을 본 사람을 만나니 더 창피했다.
마치 알몸으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켰을 때의 느낌이랄까.
강낫또씨는 그 후 동네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몇 명 더 만났다. 늦은 저녁 시간에 동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츄리닝을 입고 있는 강낫또씨에게 다가와 영상 잘 봤다며 인사를 했다. 그 남자들도 강낫또씨의 저격 영상을 봤다고 했다.
“유튜브에 저격 영상 올리신 분 맞죠?”
“네 맞아요.”
“영상 잘 봤습니다. 거봐 내가 맞다고 했잖아. 친구랑 아저씨가 올린 저격 영상 봤는데 긴가민가해서요. 이렇게 뵈니까 신기하네요.”
덩치가 큰 남자가 말했다. 대학교 이름이 새겨진 과 잠바를 입고 있는 남자는 친구와 함께 강낫또씨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네. 반가워요. 민망한 영상인데. 창피하네요.”
강낫또씨가 말했다.
“아니에요. 힘내세요. 저희 둘 다 좋아요랑 구독 눌렀어요. 그리고 아저씨가 올린 도전 영상도 재미있게 봤어요.”
키가 작은 남자가 말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 볼게요.”
남자들은 더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것 같았으나 강낫또씨는 얼른 대화를 마무리하고 노트북을 껐다.
최대한 빨리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강낫또씨는 그렇게 동네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난 이후 예전처럼 편하게 밖에 나갈 수 없게 되었다. 혹시라도 또 자신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