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장발장… 배가 고파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걸린 아빠와 아들에게 밥을 사주고 훈방 조치.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는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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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뉴스를 보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 이 떠 올랐다. 영화의 원제는 만비키 가족. 만비키는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그렇게 생계를 유지한다. '어느 가족'의 구성원 중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없다. 버려진 할머니와 전 남편을 죽인 여자, 학대 받는 어린 소녀, 집에서 가출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여학생 등.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잘 생활해 나간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핏줄로 엮인 가족은 아니지만 분명 그들은 가족인 것이다. 서로 의지하고 저녁에 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소풍을 가는. 서로에 대한 책임이 없기에 오히려 더 편안하게 마음을 터 놓을 수 있고 그렇게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끈끈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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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현대판 장발장 사건.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더라도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는 제공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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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장발장 사건에 대해 온정의 손길이 넘친다거나 복지 정책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감정에 편입하여 기사를 내기 보다 좀 더 균형잡힌 기사가 나와야 한다. 너무나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애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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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라는 말이 있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얘기해 줘야 하고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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