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과 호박으로 평생을

쿠사마 야요이, 고흐, 이중섭, 슈베르트의 공통점

by 봉봉주세용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를 처음 본 것은 몇 년 전 제주에 있는 본태 박물관에서 였다. 당시 친구가 거기에서 일을 하고 있어 가게 되었는데 전시실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점과 커다란 호박에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한편으로 낯설지 않았는데 알게 모르게 다양한 곳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상품이 주위에 있었던 것이다.

어떤 이는 쿠사마 야요이를 광기의 미술가라 하고, 올해 만 90세인 그녀를 현존하는 설치 미술가 중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명이라고도 한다. 그녀는 자신을 예술가라고 말하지 않고 어릴 때 부터 있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이라는 수단을 이용했을 뿐이라고 얘기한다. 어린 시절 빨간 꽃무늬 식탁보를 본 후 그 잔상이 계속 그녀를 따라 붙었다고 한다. 그녀는 그 물방울 환영을 보며 계속 작업을 해 나갔고 어느 순간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쿠사마 야요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모른다. 다만 자신을 따라 다니는 물방울을 보며 끊임없이 그걸 작품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작업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모두 다 이상하다고 해도 끝까지 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이는 살아있을 때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봐 주고 유명세를 타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잊혀지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그 사람이 죽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 알려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고흐, 이중섭, 슈베르트 등.

고흐는 살아있을 때 900점의 유화, 1100점의 스케치를 남겼지만 살아있을 때 팔린 작품이 1점도 없었고 슈베르트는 600편이 넘는 가곡을 남겼지만 31살의 짧은 생이 끝날 때 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존재도 알지 못했다. 이중섭 역시 어려운 삶을 살았고 그가 죽은 후 그의 작품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외롭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런 고집스러움과 우직함이 있었기 때문에 후세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오래도록 기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워크샵이라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 도착했는데 쿠사마 야요이의 커다란 호박이 전시되어 있어 예술가의 삶에 대해 생각해 봤다. 즐거운 워크샵 이기를.




오랜만에 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쿠사마야요이 #호박 #물방울 #예술가 #고흐 #이중섭 #슈베르트 #파라다이스시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