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쟁의 진정한 위너는?

글자전쟁, 김진명 - 리뷰

by 봉봉주세용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좋아한다.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캐릭터가 겹치거나 스토리의 전개 방식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상투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있고 어떻게 흘러갈 지 예상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역사와 사회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화두를 던지는 작가의 시선이 고맙다.


글자전쟁은 한자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의 글 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우리 조상이라고 하는 동이족이 한자를 만들었다는 가설. 그 예로 제시하는 논답(畓)자와 슬퍼할조(弔). 소설의 틀을 빌려 역사를 얘기하고 있지만 그 근거가 빈약한 느낌이다. 다만 그런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대중에게 알린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총, 칼을 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 문화로 전쟁을 하는 시대이다. 영향력 있는 문화를 만들고 대중이 그 문화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나라가 진정한 위너인 시대. 그런 문화는 인위적으로 퍼트릴 수 없다. 대중이 매력을 느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화가 퍼지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외국에 가면 한국말을 듣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에 나가면 한국 노래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적극적으로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을 웹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BTS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 나라가 못하는 것을 BTS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퍼지는 한국 문화와 한글. 상상이나 했겠는가. 외국인이 한글로 떼창하는 모습을.

한자의 뿌리가 어디인지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싸움에 힘을 쏟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을 아끼고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그게 진정한 위너가 되는 길.



문화 전쟁의 시대에서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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